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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부터 불법 정치자금 사건까지 연이은 항소포기…법조계 “정권 눈치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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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현 기자

승인 : 2026. 03. 04. 19:52

李·여권 인사 사건은 물론 형사사건에서도 항소 포기
"정치권 압박으로 검찰 소신 짓눌려"
검찰 박성일 기자
검찰/박성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개 비판 등 정부·여당의 압박 속에 검찰이 주요 사건 1심 판결에 대한 항소를 무더기로 포기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수사와 재판에서 '정치적 중립'이 붕괴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이 대통령이 연루된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에 대해 항소를 하지 않았다. 당시 대검찰청 지휘부가 수사·공판팀의 항소 의견을 꺾은 정황이 나오면서 내홍도 벌어졌다. 항소 포기로 7800여 억원에 이르는 대장동 업자들의 수익에 대한 추징 역시 물거품이 됐다. 검찰은 대장동 사건의 닮은꼴 '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항소를 포기했다.

여당 관련 사건에서도 항소 포기가 이어졌다. 검찰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1심에서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을 상대로 '반쪽 항소'를 제기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 사건의 경우, 항소심에서 판결이 무죄로 뒤집혔음에도 불구하고 상고하지 않았다.

검찰은 국회 패스트트랙 사건에서도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에 대해 항소를 포기했다. 재판부가 검찰의 구형과는 다른 형을 선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익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 사건의 경우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서도 항소를 하지 않았다.

현행법은 검사가 '독립적으로 직무를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검찰의 흐름은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정치권의 공개적 문제 제기와 압박이 항소권 행사에 영향을 미친 것이란 해석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국무회의에서 "검사들이 (죄가) 되지도 않는 것을 기소하거나, 무죄가 나와도 책임을 면하려고 항소·상고해서 국민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판에서 발생한 검사 집단 퇴정에 대해서는 직접 감찰을 지시했다.

이후 여당에서는 검사도 일반 공무원과 동일하게 파면하는 검사징계법 폐지법률안을 발의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재판·수사 과정에서 법을 고의로 왜곡하거나 사실 관계를 잘못 판단한 판·검사를 처벌하는 형법 개정안이 여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또 여당은 지난달 23일부터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공취모)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검찰이 이 대통령을 조작기소했다고 보고 검찰 스스로 공소를 취소하도록 국정조사를 수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직을 걸고 소신껏 정권에 맞서는 수사와 공소 유지를 할 수 있는 검사들이 정권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공소 유지 활동 자체를 정치 권력에 종속시킨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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