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증원부터 배임죄 폐지 이어
檢 수사 국정조사·공소취소 총공세
사법부 독립성 무너뜨릴 입법 강행
"국회가 법 바꿔 재판 결과 바꾸려해"
개혁 명분 사법 정의 위기 내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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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25일 발족한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진상규명 및 공소취소를 위한 국정조사 추진위원회'(추진위)는 이달 임시국회 본회의에 국정조사 요구서 보고를 준비 중이다.
추진위는 이 대통령이 관련된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비롯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등 여권 인사가 재판에 넘겨진 다수의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 검찰 수사 전반에 대한 진상 규명 절차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더 나아가 민주당은 이 대통령 사건을 검찰이 스스로 공소취소 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이는 현직 대통령과 집권 세력을 둘러싼 재판의 수사 정당성을 국회가 다시 재단하겠다는 취지로, 정치권이 수사와 재판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낳고 있다.
민주당의 공세는 입법 강행으로 이어졌다. 민주당의 칼날은 가장 먼저 검찰을 향했다. 민주당은 검찰의 권한 오남용을 명분으로 검찰청을 폐지하고, 수사·기소를 분리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하며 형사사법 체계를 재편했다. 아울러 법무부 장관도 검사에 대한 징계를 청구할 수 있게 하고, 검사 징계 종류에 '파면'을 추가한 검사징계법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다음은 이 대통령을 둘러싼 5개의 형사재판이었다. 대표적인 입법이 바로 사법개혁 3법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사법개혁 3법 입법 절차를 속전속결로 마무리했다. 사법개혁 3법은 대법관 수를 14명에서 매년 4명씩 26명까지 늘리는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 확정 판결에 한해 헌법재판소(헌재)가 재판의 위헌성 여부를 다툴 수 있는 재판소원제법(헌법재판소법 개정), 판사·검사 등이 법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아 재판·수사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 처벌하는 법 왜곡죄(형법 개정)를 일컫는다.
해당 법안 모두 대법원장의 제왕적 체제 개혁이라는 명분으로 추진됐지만, 법조계에선 조희대 대법원장을 '찍어내기' 위한 입법이라는 말이 나온다. 민주당의 입법 드라이브는 지난해 5월 1일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는 판결이 내려진 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조희대 찍어내기 입법이란 '이 대통령 재판을 염두에 둔 입법'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 관련 형사재판은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사건 파기환송심',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및 성남FC 뇌물 의혹 사건',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업무상 배임)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제3자 뇌물 등) 사건' '위증교사 혐의 항소심' 등이다.
해당 재판들은 각각 다른 법리를 다투고 있지만, 민주당 주도로 개정한 법안들과 맞물리는 지점이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파기환송심은 '재판소원제' 도입 시 대법원 판단을 헌재가 다시 다룰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또 허위사실 공표죄 구성 요건 중 행위에 대한 거짓말은 처벌하지 않도록 행위를 삭제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재판부가 면소 판결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될 수 있다. 형사소송법 326조를 보면 범죄 후의 법령개폐로 형이 폐지됐을 때 법원은 판결로써 면소의 선고를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성남FC·대북송금 사건은 법 왜곡죄 신설에 따라 검찰 공소유지는 물론 재판부 판결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법관 증원법의 경우 대법관의 다수가 친여 성향 인사로 채워지는 등 판결 형성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다. 이 대통령이 공직선거법 위반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하면 친여 성향의 대법관들이 법률해석·적용 오류 등을 심리하게 되는 것이다.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와 경기도 법인 카드 사건의 향배를 가를 핵심 변수는 배임죄다. 민주당은 지난해 7월 1차 상법개정 당시 기업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을 줄이겠다며 배임죄 폐지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에 발맞춰 법무부가 배임죄 폐지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배임죄가 폐지되면 두 사건 모두 면소 가능성이 생긴다.
이 외에도 민주당은 지난해 말 현직 대통령의 재판을 중지하는 이른바 '재판중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추진하려다 "대통령을 정쟁에 끌어들이지 말라"는 청와대(당시 대통령실)의 제동에 부딪혀 입법을 중단했다.
법조계에선 여당의 이러한 활동이 이 대통령을 둘러싼 형사재판의 동력을 약화시키는 위한 '사법부 장악'으로 비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입법권이 사법부의 영향을 주는 방식으로 행사된다면 삼권분립의 균형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재판 결과는 법정에서 다퉈야지, 국회가 법을 바꿔 재판의 결과를 바꾸려는 시도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이 대통령 관련 재판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수순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으며, 향후 재판이 재개되면 재판부의 심리가 위축될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