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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영풍 주총 앞두고 의결권 확보전 가열…KZ정밀, 영풍 거버넌스 개선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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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6. 03. 04. 17:47

영풍, 외국인 표심 공략 위해 영문 위임장 공시…집중투표제 도입 속 캐스팅보트 주목
KZ정밀 "4년 연속 적자·환경 리스크 심각"…자사주 소각 및 ESG 위원회 격상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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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 ./고려아연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다툼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양측의 의결권 확보 경쟁이 전방위로 확산하면서다. 영풍이 외국인 투자자 표심을 잡기 위해 영문 위임장까지 동원한 가운데, 영풍의 주요 주주인 KZ정밀이 경영진의 부실 경영을 질타하고 나서 이번 주총은 삼각 구도의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풍은 전날 의결권 위임장 정정 공시를 통해 '영문 위임장'을 추가로 첨부했다. 표면적으로는 외국인 주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지만 재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전략적 대응으로 해석한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양측의 지분 격차가 팽팽해짐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가 승패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캐스팅보트)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번 위임장 권유 공시는 회사 측이 아닌 주주인 영풍이 직접 제출했다.

이번 주총의 최대 격전지는 이사회 구성이다. 특히 이사 선임 안건은 선임 인원수를 결정하는 결과에 따라 후속 후보자의 상정 여부가 갈리는 연동 구조를 띠고 있다. 최윤범 회장 측 우호 주주인 유미개발은 '이사 5인 선임안'을, 영풍은 '이사 6인 선임안'을 각각 제안했다. 영풍 측 후보자들은 6인 선임안이 가결돼야만 표결 대상이 될 수 있어 외국인 주주의 표심이 결정적인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선임 방식으로는 집중투표제가 적용되며, 영풍은 박병욱·최연석(기타비상무이사)과 오영·최병일·이선숙(사외이사) 등 5명을 추천했고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윤범 회장과 황덕남 사외이사 선임안으로 경영권 수성에 나섰다.

배당 및 정관 변경을 둘러싼 기싸움도 팽팽하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주당 2만원의 현금배당과 9177억원 규모의 적립금 전환 안건을 통해 주주 환원을 강화하고 우호 지지 확보를 노린다. 반면 영풍 측은 발행주식 액면분할, 신주발행 시 이사의 충실의무 도입 등을 제안하며 현 경영진의 자본 조달 권한을 견제하고 이사회의 독립적인 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런 가운데 영풍의 주요 주주인 KZ정밀(지분율 3.76%)은 영풍 이사회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KZ정밀은 "영풍이 최근 4년 연속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본업인 제련사업 경쟁력을 상실했음에도 경영진이 비생산적인 경영권 분쟁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주주총회 대리인 자격 제한 조항 삭제, 2026년 내 자기주식 취득 및 전량 소각, 분기배당 근거 신설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단행했다.

특히 KZ정밀은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 및 안전 사고 논란을 언급하며 이사회의 감시 체계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ESG위원회를 '이사회 내 위원회'로 격상해 환경·안전 리스크를 상시 감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풍은 KZ정밀의 제안에 대해 수용 여부에 확답을 피하고 있으나, KZ정밀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취지에 맞춰 주총 안건으로 상정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번 주총은 고려아연과 영풍의 직접적인 경영권 방어 및 탈취 싸움에 더해, 영풍 내부의 거버넌스 쇄신 요구까지 맞물리며 향후 지배구조와 기업가치의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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