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애경산업, 수익성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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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7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3% 급증했다. 매출은 1조50억원으로 11% 늘었고 지주사 아모레퍼시픽홀딩스도 영업이익 801억원, 매출 1조950억원으로 각각 555.4%, 8.9% 증가했다.
해외 사업의 뚜렷한 회복세가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해외 사업 영업이익은 360억원으로 전년 대비 611% 급증했고, 중화권(23%), 미주(10%), 유럽·중동·아프리카(18%) 등 주요 시장 모두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사업도 영업이익이 402억원으로 164% 늘며 국·내외 전 부문에서 고른 개선세를 나타냈다.
K-뷰티 업계 전반이 '탈중국화' 전략을 강화하는 사이,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에서 사업 구조 재편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고 티몰·더우인 등 온라인 채널 중심으로 유통 구조를 전환한 것이 주효했다. 그 결과 중국 사업은 지난 1분기, 8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2분기에도 흑자를 이어갔다. 또한 '설화수'를 필두로 한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한 전략이 수익성 회복을 견인했다.
럭셔리 브랜드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올해 2분기 아모레퍼시픽의 럭셔리 부문은 전년 대비 17.3% 성장했다. 국내 매출 대비 럭셔리 비중은 60%에 달한다. 아이오페·홀리추얼 등이 이관되며 브랜드 재분류로 인한 기저효과가 일부 작용했지만 기존 브랜드만으로도 4% 성장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아이오페 '레티놀' 등 대표 제품이 이커머스 채널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으며 실적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반면 LG생활건강은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48억원으로 전년 대비 65.4% 감소했고, 매출도 1조6049억원으로 8.8% 줄었다. 특히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뷰티 부문에서 부진했다. 16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년 만에 분기 기준 적자 전환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등 근본적인 기업 가치를 개선하는 것이 최우선"이라 말했다.
애경산업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1% 감소했고, 화장품 부문은 68억원으로 45.7% 줄었다. 지난해 2분기 고성장에 따른 역기저 효과와 함께 브랜드 인지도 확대를 위한 마케팅 지출이 늘면서 수익성에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적은 직전 분기 대비 개선세를 보였다. 화장품 부문 매출은 1분기보다 13.4%, 영업이익은 84.6% 늘며 회복 흐름을 나타냈다.
K-뷰티 열풍이 이어지는 상황 속 일부 전통 화장품 기업들의 회복이 더디게 펼쳐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소비 환경 변화와 시장 트렌드를 반영해 성장 채널 플랫폼 대응 강화 등의 전략을 수립하고, 시장별 경쟁력을 높이는 중장기적 성장 기반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