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설비 확대 위한 수백억 투자 계획도
올해 본격 배당 시작…주주환원 확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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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기술은 친환경 규제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초격차 핵심으로 거듭나고 있다. 다양한 연료로 더 탄소 배출이 적지만 효율적인 행정을 해야 한다. 적극적 투자가 예상되는 시점이다. 심지어 외부 공급에 의존 하지 않고 엔진 기술을 내재화하면 호황 속 엔진 부족으로 인한 선박 건조 차질을 피할 수 있어 선박의 수주 경쟁력까지 높일 수 있다.
잘 되는 사업에 대한 주주들의 기대가 커지면서 적극적 주주 환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은 5년여 만에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아직 배당 계획이 없는 HD현대마린엔진 역시 주주 환원을 이뤄내야 하는 과제를 풀어가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내 주요 엔진사업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3조4501억원이다. HD현대중공업에서 3조1343억원, HD현대마린엔진에서 3158억원의 매출이 나왔다. 지난 2022년 엔진사업 매출(1조7151억원)과 비교하면 3년새 2배 이상 급증했다.
사실상 HD현대중공업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HD현대마린엔진도 적극적인 수주 확대 전략으로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HD현대마린엔진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HD현대로의 인수 전인 2023년(2444억원)과 비교해 129% 늘었다.
앞서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7월 STX중공업 주식 35.05%를 취득해 중형 엔진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HD현대중공업은 HD한국조선해양이 지분 75.02%를 보유 중인 주요 조선 자회사다. HD현대중공업은 글로벌 대형엔진 시장 점유율 약 35%를 점유하고 있다.
이미 HD현대중공업이 시장에서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으나, HD한국조선해양은 2020년대부터 본격 시작된 조선 사업 회복의 영향을 받아 HD현대마린엔진 인수를 진행한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기관 자이온 마켓 리서치(Zion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선박 엔진 시장에 따르면 2023년 125억4000만 달러에서 2032년 175억3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이 대형 엔진에 온전히 집중하는 한편, HD현대미포 등 중형 선박에 필요한 엔진은 HD현대마린엔진에서 맡기게끔 하는 전략을 펼치기로 했다.
이에 따라 HD현대마린엔진은 지난해 인수 후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이어갔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는 7390억원으로, 2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했다. HD현대중공업 역시 지난해 말 79억6200만달러(약 11조6500억원)의 수주잔고를 기록해 꾸준한 시장 수요를 입증했다.
HD현대마린엔진은 올해 들어 2건의 수주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1월과 3월 각각 삼성중공업 및 HD현대미포와 선박엔진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다. 그룹 내 엔진을 직접 생산, 공급해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는 한편 외부 고객사로의 추가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HD현대마린엔진은 생산설비 확대를 위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147억원의 투자가 계획돼 있다. 최근 글로벌 선박 시장에서 경쟁 중인 중국 조선사마저 국내 엔진기업으로의 친환경 엔진 발주를 진행하고 있어, 일감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앞으로 엔진사업부문의 상승세가 기대되는 만큼 주주환원 확대라는 과제는 지속적으로 풀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설립 후 무배당으로 주주들의 비판을 받아온 HD한국조선해앙은 올해 주당 5100원, 총 3606억원 규모의 배당을 결정했다.
같은 기간 물적분할한 HD현대중공업 역시 5년여 만에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주당 2090원을 현금 배당, 배당에 총 1855억원을 쓰기로 했다.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은 오는 26일 진행되는 정기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을 확정할 예정이다.
다만 HD현대마린엔진은 안정적인 외형 확장을 이뤄내기까지 배당금 실시가 계획돼 있지 않은 상태다. HD현대 관계자는 "HD현대마린엔진의 배당 계획은 아직 논의되는 것이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