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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업계 자사주 소각 바람…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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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승인 : 2025. 09. 08. 17:49

국회 '의무화 법안' 선제 대응
셀트리온 9000억규모 가장 커
유한양행은 창사이래 첫 시행
'자사주 소각'에 소극적이던 제약·바이오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들어 정통 제약사인 유한양행, 휴젤, 보령 등은 물론, 셀트리온까지 대규모 자사주 소각을 단행했다. 정치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선제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나선 것으로 읽힌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셀트리온이다. 올해에만 900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2027년까지 평균 주주환원율 40% 달성'을 목표로 세웠는데, 이에 발맞춰 자사주 매입도 공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정통 제약사 중에선 창사 이래 최초로 자사주 소각을 한 유한양행이 주목받고 있다. 2027년까지 자사주 1%를 단계적으로 소각할 것이라고 발표한 만큼 추가적인 주주가치 제고 정책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셀트리온, 유한양행, 휴젤, 보령 등이 올해 상반기 자사주 소각을 추진했다. 그동안 적극적인 자사주 정책 행보를 보여왔던 셀트리온(9000억원)을 제외한 다른 정통 제약사들은 모두 창사 이래 최초로 자사주를 소각했거나, 최대 규모로 추진한 곳들이다.

제약·바이오업계가 적극적인 자사주 소각 행보에 나선 배경은 국회에서 자사주 의무 소각을 담은 3차 추가 상법개정안을 논의 중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오너일가 지분율이 높은 정통 제약사들은 주주환원 압력이 상대적으로 약했다. 하지만 해당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커지자 정부의 주주친화 정책에 발을 맞추기 위해 선제적으로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자사주 소각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주주환원 모범생으로 꼽히는 셀트리온이다. 총 9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는데, 시장에서는 추가적인 주주환원책 시행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올해 사들인 자사주 규모가 이미 4500억원을 넘어선 데다 '올해 매입한 자사주를 전량 소각한다'는 셀트리온의 방침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향후 3년간 평균 주주환원율 4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지난 5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자사주 소각에 나섰다. 총 253억원 규모다. 이번 정책은 작년 10월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Value-up)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유한양행은 2027년까지 발행 보통주의 1%를 소각하는 한편, 주당배당금(DPS)을 2023년 대비 총 30% 이상 증액하겠다는 방침이다.

휴젤도 적극적인 자사주 소각 정책으로 주목받았다. 지난 5월 30만(5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소각했는데, 이는 반기 영업이익과 맞먹는 규모다. 보령은 지난 2월 역대 최대 규모인 100만주(101억원)를 소각했다. 이는 발행주식 총수의 약 1.2%다.

최근 유한양행, 보령, 휴젤 등 대형사들이 자사주 소각에 나서면서 '주주친화적 기업'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은 연구개발 비용이 큰 만큼 주가가 기업 가치에 비해 저평가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적극적인 주주환원으로 시장 이미지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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