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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플 노조, 전면파업 접고 준법투쟁 시작...사실상 집행부의 전략적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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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권 게임담당 기자

승인 : 2025. 09. 05. 12:21

넥슨컴퓨터박물관 인근에서 네오플 노조 측이 고사상을 차린 모습. /독자제공
네오플 노동조합이 결국 전면파업을 접고 준법투쟁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네오플분회 집행부는 9월 5일까지만 전면파업을 유지하고 9월 8일부터 복귀한다는 지침을 전했다. 복귀 후 19일까지 준법투쟁(정시 출근, 야근거부)을 진행한 뒤 22일부터 화/수/목 주 3회 파업을 다시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전면파업을 통해 강도를 높였음에도 교섭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조합원들의 참여도만 낮아지는 상황에서, 노조가 준법투쟁 등 강도를 낮춘 방식으로 쟁의를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풀이된다. 무노동무임금 원칙으로 인해 조합원들이 입은 경제적 손실을 일부 보전해 크게 떨어진 조합원들의 참여율을 끌어올리고 전면파업을 철회하는 대신 추후 대형 업데이트 일정에는 차질을 빚어 회사를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작전상 후퇴라 보기에는 50여일간 지속해온 파업이 남긴 성과가 거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임업계 첫 파업 시도로 집행부는 쟁의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고는 하나 파업 이후 4차까지 진행된 재교섭에서도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20주년 행사 취소 이후 유저의 지지를 잃었고 파업 참여율이 지속 감소하는 상황에서 조합원 간 '노노갈등'이 지속되며 조합 내부의 피로감이 누적됐다.
 
일각에서는 "집행부가 현 상황을 잘못 읽은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이번 결정이 교섭력 강화를 위한 전략이라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20주년 행사에 임박해 전면파업을 시행한 시기 선정이나 보상 관련 정보 공개 및 GI 지급률 관련 요구 철회 등 집행부의 결정이 혼선을 빚고 있고 파업 참여율 또한 눈에 띄게 줄어들자 뒤늦게 조합원들의 의견에 따라 향후 방향성을 정하겠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다.

지난 달 31일 진행된 조합원 대상 설명회에서 조합원들에게 임금 손실과 파업에 대한 불안감이나 압박에 의연하게 대처할 것을 부탁하면서 정작 집행부 노조 전임자의 급여는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교섭 요구조건을 상향하면서도 투쟁 강도는 낮추는 등 모순된 행보를 보이고 있어 파업을 연장하기 위한 명분 쌓기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면파업 기간 파업참여율에 관한 조합 집행부의 안내와 실제 출근 상황 간 상당한 괴리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조합 측은 그간 파업참여율이 약 65~70% 수준으로 안내하고 있으나 8월 중순 이후 네오플 전체 출근률이 70%에 근접했고 특히 지난 주부터는 조합원의 출근율이 55%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 실제 파업참여율은 40% 수준으로 확인됐다. 파업 참여자가 줄어들며 파업 동력 상실이 가시화되자 집행부가 의도적으로 부풀린 참여율을 안내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네오플 노조의 이번 전략 변경이 게임업계 전반의 노사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파업에도 불구하고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한 사례가 다른 게임사 노조의 향후 투쟁 전략에 참고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네오플 사측은 "회사로 복귀한 기간 중에는 유저들에게 안정적인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모두 함께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향후 교섭에서도 건설적인 논의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휘권 게임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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