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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당 성비위·직내괴 내홍 터졌다…‘미온적 대응’에 반발, 강미정 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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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솔 기자 | 박형훈 인턴 기자

승인 : 2025. 09. 04. 10:55

“최초 당에 보고한 담당자 폭행에 도와준 이들은 2차가해”
“정의는 왜 이렇게 더디고 불의는 왜 이렇게 신속한가”
탈당 기자회견하며 눈물 흘리는 강미정 대변인<YONHAP NO-2455>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내 성비위 의혹과 관련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이 당내 '성비위·직장내 괴롭힘' 사건 처리 태도에 반발해 탈당을 선언했다. 내용에 따르면 성추행 피해자를 도운 당직자들은 징계를 받고, 심지어는 폭행까지 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 대변인은 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내 성비위·직장내 괴롭힘 사건을 폭로하고 탈당을 선언했다. 강 대변인은 "검찰개혁 공청회가 열리는 날, 그 자리에 서는 대신 혁신당의 참담한 현실을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이 입당한지 1년4개월만의 탈당 선언이다.

◇ 최초 문제접수 담당자는 폭행까지 당했는데…미온적 당 태도가 '문제'

강 대변인의 폭로를 살펴보면, 혁신당이 당 내홍에 대한 대응이 적극적이지 못했다는 비판이 골자다. 내용에 따르면 지난 4월 혁신당 성추행 피해자 A씨는 사건을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소했다. 혁신당은 성비위 사건 2건·직장 내 괴롭힘 사건 1건을 접수했다고 한다. 당이 사건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면서 강미숙 여성위원장이 유감을 표하며 단체방을 나가기도 했다.

강 대변인은 "당내 성추행 및 괴롭힘 사건 피해자 중 한 명은 지난 달 당을 떠났다. 사건과 관련해 당의 쇄신을 외쳤던 세종시당 위원장은 제명됐다. 함께했던 운영위원 3명도 함께 징계를 받았다"며 "피해자를 도왔던 조력자는 '당직자 품위유지 위반' 사유의 징계를 받고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피해자들도 사직을 준비하고 있다. 성비위 문제를 최초 접수받고 당에 보고한 여성위원회 실무담당 비서관은 당직자에게 폭행을 당했다. 사건은 검찰에 송치됐다"며 "이것이 침묵을 끊고 제가 이 자리에 설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2차 가해 정황도 전했다. 강 대변인은 "조국 전 혁신당 대표의 사면 이후에도 당 입장엔 변화가 없었다. 윤리위·인사위는 가해자 측근으로 채워져 있었고 외부 조사기구 설치 요구도 한 달이 넘도록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가해가 쏟아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무위원들과 고위당직자 일부는 SNS를 통해 피해자·조력자를 향해 '당을 흔드는 것들', '배은망덕한 것들', '종파주의자'라고 조롱했다"며 "피해자를 지키려 했던 이는 재심청구 3주 만에 기각·제명이 확정된 반면 재심을 청구한 가해자는 60일을 꽉 채운 끝에 겨우 제명이 확정됐다. 정의는 왜 이렇게 더디고 불의는 왜 이렇게 신속한가"라고 지적했다.

조국혁신당 강미정 대변인, 당내 성비위 의혹 밝...<YONHAP NO-2479>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내 성비위 의혹과 관련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 수감때부터 이미 알고 있던 조국, 여전히 침묵…"내가 해석해야 할 메시지"

이 같은 당 내홍을 조 전 대표는 수감 때부터 인지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침묵을 유지하고 있고, 이에 대해 강 대변인은 "내가 해석해야 할 메시지"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전했다.

강 대변인은 "조 전 대표께서 수감돼 있는 기간 동안 함께 연대하는 당원들께서 편지로 소식을 전하고 출소 이후에도 피켓·문서로 해당 사실에 대해 자세히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출소한 8월 15일 전과 후 아무런 입장에 변화가 없는, 말씀하시지 않는 침묵도 제가 해석해야 될 메시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는 와중에도 버틸 수 있던 이유는 단 하나다. 검찰개혁이라는 분명한 목표, 정권 교체, 윤석열 탄핵과 구속, 내란 종식이라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 길에서 마주한 것은 동지라 믿었던 이들의 성희롱과 성추행, 괴롭힘, 외면하거나 모른척하는 시선들이었다. 처음엔 나 혼자 감내하면 될 일이라 여겼으나 이제는 그들의 손을 잡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한솔 기자
박형훈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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