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투자법인도 설립…글로벌 거점 통합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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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미포는 중형선을 중심으로 상선을 주로 건조해왔고, HD현대중공업은 대형선박, 특수선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했다. 최근 대규모 방산 수주 프로젝트가 예고된 상황에서, 양사 합병으로 중대형 선박 건조능력을 모두 확보하고, 수주 실적도 공유하게 되면서 더욱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HD현대미포는 HD현대베트남조선을 자회사로 보유한 만큼 HD현대중공업과 합병하면 방산 부문의 글로벌 확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HD현대는 싱가포르에 투자법인을 설립해 해외 사업장 관리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27일 HD현대중공업은 이사회를 열고 HD현대미포와의 합병을 의결했다. 양사는 임시주주총회 및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 올해 12월 통합 HD현대중공업이 새로 출범할 예정이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은 방산 분야에서 오는 2035년까지 연 매출 10조 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이번 사업 재편은 지난 2019년 이후 처음 단행되는 대규모 사업 조정이다. 앞서 HD현대그룹은 당시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을 설립하면서 구조를 재편했던 바 있다. 이후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무산됐으나, 중간지주사는 산하 사업회사의 컨트롤타워로 전략 및 투자를 총괄하는 역할을 했다.
이번 사업구조 재편으로 HD한국조선해양은 양사의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궁극적으로는 방산 부문을 더욱 확장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 제고를 위해 자국 내 대형 조선사간 합병을 추진하는 만큼, 대형화를 통해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중형 선박을 건조하던 HD현대미포와 대형, 특수선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했하던 HD현대중공업이 합병하면 종합적인 역량 확장과 시장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최근 미국과의 협력 기반인 '마스가 프로젝트' 가동으로 방산 분야가 주목받는 만큼, 합병 법인은 대형화 및 기술 역량 결집으로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최다 함정 건조 및 수출 실적을 보유한 조선사로 확실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췄다. 여기에 HD현대미포가 갖춘 함정 건조에 적합한 사이즈의 도크와 설비 및 우수한 인적 역량을 결합, 급증하는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기회를 빠르게 포착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통합 HD현대중공업은 북극권 개발로 수요가 커지고 있는 쇄빙선 등 특수목적선 시장에서도 양사가 보유한 다양한 실적을 통합해 선점 기회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양사 합병은 글로벌 거점을 통합 관리하는 데에도 용이하다. HD현대미포가 지분 55%를 보유한 HD현대베트남조선과 HD한국조선해양이 최근에 인수를 결정한 HD현대비나(가칭), 필리핀 수빅 조선소 임차로 영위하는 HD현대중공업 필리핀까지 거점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이를 통합관리하기 위해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중공업과 싱가포르에 조선 부문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투자법인을 설립한다. 해당 법인은 해외사업을 총괄 관리하는 허브 역할로, 향후 경쟁력있는 해외 야드를 활용해 상선 점유율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합병법인과 HD한국조선해양이 각자 보유한 해외 법인 지분을 넘길 예정으로, 지분 정리가 마무리 되면 한국조선해양이 60%, 통합 HD현대중공업이 지분 40%를 보유하게 될 예정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사업재편은 '더 넓은 시장', '더 강한 조선'을 목표로 전략적으로 고민한 결과"라며 "통합 법인 출범으로 시장 확대와 초격차 기술 확보를 이뤄내 미래 조선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합병은 HD현대미포의 주주들에게 존속회사인 HD현대중공업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합병 비율에 따라 HD현대미포 보통주 1주당 HD현대중공업 보통주 0.4059146주가 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