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증권주 투심 억누른 세제 개편안 “오히려 좋다”…미래에셋 등 주목받는 배경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4.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805010002233

글자크기

닫기

김동민 기자

승인 : 2025. 08. 05. 18:16

최고세율 높아도 배당 분리과세 적용 요건은 완화
대주주들, 배당 늘려 25% 요건 맞출 가능성 있어
“배당성향 상향에 따른 주가 반등 기대감도 존재”
“최고세율 높아진 점 무시 못해…결정 두고 봐야”
236742_445297_1155
/게티이미지뱅크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세제 개편안이 발표되면서 증권주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한 풀 꺾인 가운데, 미래에셋·한국금융·키움증권 등은 오히려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이 예상치 대비 10%포인트 높은 35%로 설정됐지만, 과세 적용 대상 기준이 완화돼서다.

구체적으로 '배당성향 25% 이상(+직전 3년 평균 대비 5% 이상 배당 증가)' 요건이 생겼는데, 배당성향 20% 내외 수준인 미래에셋·한국금융지주·키움증권 입장에선 배당을 늘릴 유인이 커졌다. 이미 배당성향 25%에 가까운 상태이기에, 대주주로선 배당을 조금만 늘려도 세금 10%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들 증권사들은 배당소득에 대해 45% 세율을 적용받아왔는데 분리과세 대상 요건 완화로 35%의 세율만 적용받을 수 있게 되면서다. 향후 이들 증권사들의 주가 반등이 기대되는 배경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 상장돼 있는 증권사 18개사의 주가 수익률을 추종하는 증권 지수는 이달 초부터 이날까지 총 3.07% 떨어졌다. 정부에서 자본시장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 세제 개편안을 지난달 말 발표한 다음, 하루 만에 6% 넘게 급락한 영향이다.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을 주도했던 증권주들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이유는 세제 개편안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다. 시장 기대치보다 후퇴한 수준의 세제 지원 내용들이 공개되면서 투자자들이 매도세로 전환한 건데, 증권주뿐 아니라 코스피 지수도 1거래일 동안 4% 가까이 급락했다.

세제 개편안 내용을 보면,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고, 증권거래세율을 0.2%로 되돌렸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도 35%로 설정했다. 특히 배당소득 분리과세의 경우 최고세율이 25%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대치보다 10%포인트 높게 결정됐다.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배당 유인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였던 만큼, 증권주에 대한 투심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대신 적용 대상 요건은 완화됐다는 분석이다. 원래 예상했던 '배당성향 35% 이상 기업'이 아닌 '배당성향 40% 이상 혹은 배당성향 25% 이상(+직전 3년 평균 대비 5% 이상 배당 증가)' 요건이 신설됐다. 이는 전년 대비 현금배당액이 감소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다. 즉 배당성향이 그리 높지 않았던 기업들 입장에선 충족해야 하는 기준점(25%)이 낮아져, 절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긴 셈이다.

주요 증권사 중에서는 미래에셋·한국금융·키움증권 등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 증권사는 직전 3년 평균 대비 5% 이상 배당 요건에 부합한다. 배당성향의 경우 각각 15.9%, 22.4%, 24.6%를 나타내고 있다. 최소 요건인 25%을 맞추려면 추가 상향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래에셋·한국금융·키움증권 모두 대주주 지분 비중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업계에선 세제 혜택 요건을 맞추기 위해 배당성향을 높일 것으로 점치고 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받지 않게 되면, 대주주 입장에선 종합소득 대상으로 분류돼 45% 세율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올해 초 기준 미래에셋·한국금융·키움증권의 대주주 지분율은 31.23%(미래에셋캐피탈), 20.7%(김남구), 42.31%(다우기술)이다. 작년 이들 각각의 주머니로 들어간 배당소득만 약 300억원에 달한다.

배당 확대 기대가 모아지면서, 이들 증권사 주가도 반등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존에 예상됐던 배당 분리과세 기준인 배당성향 35%에 한참 미치지 못했던 기업들은 개편안에 기재된 25%를 맞추기가 더욱 용이해진 측면이 있어, 투자자들 입장에선 배당 확대에 따른 주가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연구원은 "다만 최고세율이 높아진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실제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는 결정을 내릴지는 두고봐야한다"고 덧붙였다.
김동민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