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기부제 활용해 유기동물 안락사 문제 실질적 대응
지정기부 시행 1년만에 누적 123억원…지역 맞춤형 사업 성과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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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는 지난 30일 불로동에 2층 규모의 유기견 입양센터 '피스멍멍'을 열었다. 보호공간과 교감체험 공간, 입양상담실, 교육실 등을 갖추고 기존 보호소에서 장기 보호되던 유기견들을 집중 수용해 임시 돌봄부터 입양 연계까지 전 과정을 통합 운영한다.
광주 지역에서는 해마다 2000~3000마리의 유기동물이 발생하면서, 공공 동물보호센터는 수용 한계에 부딪히고 입양률 저조와 반복적인 안락사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광주시 북구 동물보호센터는 지난해에만 유기동물 1236마리를 추가로 수용했으며, 올해 6월까지도 468마리가 새로 입소했다. 보호 공간이 부족해 보호 기간을 넘긴 69마리가 안락사되는 등 전문 보호 시스템과 공간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동구는 고향사랑기부제 지정기부사업 '유기동물 구조·보호 지원사업'을 통해 전국 각지에서 4170명의 기부자로부터 4억2300만원을 모았다. 이 가운데 지난해 모금된 3억9000만원을 투입해 이번 센터를 조성했다.
운영은 반려동물 복지 전문 민간단체 피스윈즈코리아가 맡았다. 이장우 피스윈즈코리아 상임이사는 "광주 동구에서 시작된 이 모델이 한국 반려동물 입양문화의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며 "살처분 없는 광주, 나아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출발점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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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기부제를 통한 사회 문제 해결은 다른 지역에서도 활발히 시도되고 있다. 전북 고창군은 청소년 장학사업, 경남 산청군은 청소년 관악합주단 후원, 전남 목포시는 발달장애인 공동생활가정 지원 등 지역 수요 맞춤형 기부 사업을 추진 중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고향사랑기부 총 모금액은 348억8000만원, 모금 건수는 27만9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7배, 1.9배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된 지정기부제는 1년여 만에 누적 모금액 123억원을 돌파하며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기부 참여 증가에 발맞춰 정치권에서도 기부 유인 확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는 기부 시 최대 1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으나, 이를 50만원까지 높이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고액 기부를 장려해 지역 재정 확보와 균형발전 효과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