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손익 대폭 늘린 KB 성장 유일
메리츠·DB, KB·현대 순위권 경쟁
|
특히 순이익 기준으로 빅5 내 지각변동이 발생했다. 삼성화재가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지킨 가운데 2위권과 4위권 경쟁이 치열한 모양새다. 메리츠화재가 DB손해보험보다 많은 순이익을 올리며 2위에 올라섰고, KB손해보험은 투자이익을 크게 늘리면서 현대해상을 앞질렀다. 빅5 내에서 순위권 경쟁이 올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보·KB손보·현대해상 등 국내 대형 손보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2조343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5424억원) 대비 20% 감소했다.
삼성화재는 순이익 감소에도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삼성화재의 연결 지배주주지분 순이익은 전년 동기(7010억원) 대비 13.2% 줄어든 6081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화재에 이어 메리츠화재가 4625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면서 2위에 올라섰다. 메리츠화재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4909억원) 대비 5.8% 감소했다. 메리츠화재와 치열한 2위권 경쟁을 벌여온 DB손보는 447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5834억원) 대비 23.4% 감소하면서 메리츠화재에 2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KB손보와 현대해상도 순위가 바뀌게 됐다. KB손보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2898억원) 대비 8.2% 증가한 3135억원이다. 빅5 중에서 유일하게 순이익이 증가했다. 현대해상은 전년 동기(4772억원) 대비 57.4% 감소한 203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1분기 일회성 이익 약 2700억원이 발생했었던 만큼 순이익 하락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손보사들의 실적이 악화한 건 보험손익이 감소한 여파로 풀이된다. 삼성화재는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한 4194억원, 메리츠화재는 3598억원(-21%), DB손보는 4027억원(-28.5%), KB손보는 2631억원(-28.6%)을 각각 기록했다.
보험손익이 감소한 건 올해 1분기 한파와 폭설, 대형 산불 등의 여파로 손해율이 악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독감 등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면서 장기보험에서의 손해액이 늘어났고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악화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폭설로 인해 자동차 사고가 증가했고, 보험료 인하와 정비수가 등의 인상이 손해율 상승 원인이 됐다. 대형 산불이 잇따라 발생했던 점도 손보사들의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보험손익이 악화로 인해 투자손익 성과가 1분기 실적도 갈랐다. 특히 1분기 순이익이 늘어난 KB손보의 경우 투자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441.2% 증가한 1656억원을 기록했다. 2위에 올라선 메리츠화재 역시 투자손익이 29.3% 증가한 2621억원으로 집계됐다. DB손보 역시 19.8% 늘어난 244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의 경우 각각 0.6%, 1.2% 감소한 2913억원, 1070억원의 투자이익을 올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는 독감 재유행,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산불 등 보험손익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다"며 "손보업계 전반적으로 보험손익이 줄고 투자손익이 늘어난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