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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포스코퓨처엠, 왜 유상증자였나…여전한 차입금 부담·불가피한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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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5. 05. 15. 06:00

단기차입금 상환으로 보유 현금 자산 ↓
유상증자 성공해야 미래 투자 차질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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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의 가장 최근 해외 출장은 이차전지소재 생산 현장이었다. 장인화 회장은 보름 전 포스코퓨처엠과 GM의 합작 양극재 생산법인인 캐나다 '얼티엄 캠' 현장을 점검하고 돌아왔다. 곧바로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소재 3개 계열사들은 총 1조6000억원 수준의 유상증자를 발표했고, 가장 핵심인 포스코퓨처엠이 1조1000억원을 차지했다.

왜 유상증자였을까. 포스코퓨처엠은 포스코그룹에서 철강과 양대 코어로 떠오른 이차전지소재의 키다. 그룹은 구조개편을 실시하면서도 이차전지소재가 캐즘을 벗어났을 때 확실히 우위를 점하기 위해 지금부터 차별화한 경쟁력을 구축해 놔야 한다는 기조를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달 포스코퓨처엠이 구형흑연 제조를 위해 약 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이유다.

돈 쓸 곳이 많은 퓨처엠은 우선 단기차입금부터 갚았다. 순차입금 비율이 높아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재무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이었기 때문이다. 차입금 상환으로 현금이 줄어든 대신 선택한 카드가 유상증자다. 이번 유상증자가 포스코그룹의 양대 축 중 하나의 미래가 달린 셈이다. 유상증자 내용을 보면 6000억원 이상을 할애하는 타 법인 지분 취득도 북미 양극재 합작법인에 3500억원, 구형 흑연 법인에 2800억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미래 성장 투자에 쓰인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의 올 1분기 기준 현금자산은 4448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31% 감소했으며, 기타유동금융자산도 같은 기간 48.4% 크게 줄어 603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퓨처엠 측은 "부채비율 관리 차원에서 차입금 조기상환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기간 단기차입금은 137억원으로 92.6%나 급감했다. 다만 유동성장기차입금 및 사채 등이 늘어 부채비율은 비슷한 수준이다.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2조8483억원으로 순차입금 비율은 85.8%였으며, 올 1분기 순차입금은 3조1936억원으로 순차입금 비율은 93.9%를 기록해 여전히 높은 편이다.

앞으로 중장기 성장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 확대를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한 포스코퓨처엠은 유상증자를 택했다. 유상증자 규모는 1조1000억원 규모로, 시설자금에 1810억원, 운영자금은 2884억원,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에 6307억원을 투여할 예정이다.

여기에 포스코홀딩스가 5256억원을 출자해 이차전지소재 사업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힘을 보태기로 했다.

포스코퓨처엠의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은 예상대로 주가에 충격을 줬다. 이날 포스코퓨처엠의 주가는 전일대비 4.25% 하락한 11만5000원에 마쳐 전날 발표의 영향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당장 충격은 있으나 포스코퓨처엠의 음극재 원료 투자는 업계에서 의미있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포스코퓨처엠은 국내 유일의 음극재 생산업체이지만, 주원료인 흑연은 중국 의존도가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포스코퓨처엠은 국내에서 음극재 중간재까지 생산하기로 해 어려운 와중에도 공급망의 안정성을 꾀한 것이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거세지고 관세 변동성도 큰 만큼 공급망 전체를 아우르게 되는 점은 안정적인 생산에 방점을 찍게 된다. 이차전지는 현재의 캐즘만 벗어나면 자동차 시장의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점은 이견이 없는 관점이다.

근본적으로 이차전지 시장은 전기차 보급, 신재생에너지의 효율적 저장이 가능한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이 각국 정책 등에 힘입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4차산업의 주요 소재임은 확실하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포스코퓨처엠을 중점심사 대상으로 선정하고 심사에 나서 유상증자의 당위성과 의사결정 과정, 이사회 논의 내용, 주주 소통계획 등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2027년부터 미국 시장에서 대중국 관세를 부과하는 음극재(흑연) 증설 자금까지 확보했다는 점에서 향후 핵심 소재의 생산능력을 빠르게 늘릴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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