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표정 관리, 대만은 충격
대만 국방비 GDP 대비 3% 증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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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처럼 우크라이나를 사실상 버리는 패로 간주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하는 것은 양안 정책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양안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러 설사 전쟁 국면에 진입하더라도 관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자세를 피력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중국의 대만 침공을 방관할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당연히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의 이 스탠스에 중국은 웃음을 참은 채 표정 관리를 하고 있다. 반면 대만은 큰 충격을 받고 있다고 해야 한다. 더 심하게 말하면 미국에 대한 배신감에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봐도 된다. 베이징의 대만 사업가 추이중시(崔鍾錫) 씨가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대의 호시절은 갔다. 이제 대만인들은 최악의 경우 미국이 대만을 지켜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버려야 한다"면서 현 상황을 진단하는 것은 다 까닭이 있는 것 같다.
이 때문인지 대만해협 주변의 분위기도 상당히 어수선하다. 진짜 전운이 짙어가는 형국이라고 단언해도 괜찮아 보인다. 무엇보다 중국이 실시하는 각종 군사 훈련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시쳇말도 시도 때도 없다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와중에도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에 대한 비난 역시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반드시 대만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대만 독립' 정강을 무력화시키고 말겠다는 의지를 담은 총 공세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대만도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식으로 강력 대응하고 있다. 21일까지 5일 동안 이어질 '샤오한광(小漢光)'이라는 별칭의 '즉시 전쟁 대비 훈련'을 17일 전격 실시한 사실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전개할 모든 종류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한 훈련이라고 보면 된다.
여기에 올해부터 국방 예산을 GDP(국내총생산)의 3%로 대폭 증액하기로 한 결정 역시 거론해야 한다. 중국이 침공을 진짜 단행할 경우 옥쇄하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양안의 전운은 이제 되돌리기 어려운 현실이 되고 있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