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우리금융 ‘경평 3등급’ 유력... 금융위 손에 달린 생보사 인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4.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317010008685

글자크기

닫기

최정아 기자

승인 : 2025. 03. 17. 18:15

경평 3등급시 보험사 인수에 변수로
생보업계 포화로 성장 정체·출혈 경쟁
'금융산업' 발전 위한 재편 필요성
동양·ABL생보, 자회사 편입 가능성
3월 17일 10면 톱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그룹에 대한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3등급'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금융위 내부에서는 '자체적인 판단으로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보험 인수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 '조건부 승인'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거시경제 전문가로서 걸어 온 길을 미루어봤을 때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방점을 두고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보험 인수 여부를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이 국내 생명보험시장 구조조정 필요성에 무게를 둘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생보업권은 성장이 정체되고 출혈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M&A(인수합병) 등을 통한 재편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금감원의 결론(3등급)을 받아들일 경우 '금융위 책임론'도 불거질 수 있어 득보다는 실이 더 클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게다가 우리금융이 금융당국 주도의 민영화 과정에서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자회사를 매각했던 점을 고려하면, 김 위원장이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기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하는 내용을 담아 우리금융에 공문을 전달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영실태평가가 최종 확정되려면 (금융사 전달 등) 공식절차가 필요하다"며 "이번주중 우리금융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우리금융이 3등급을 받을 걸로 확실시 되면서, 공은 김병환 금융위원장에게 넘어갔다. 금융지주사가 자회사 편입을 승인받으려면 경영실태평가 2등급 이상이 나와야한다. 하지만 3등급이 나왔더라도 최종 결정권자인 금융위가 자본확충, 내부통제 강화 등 '조건부'를 걸어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를 허가할 수 있다.

관전 포인트는 김 위원장과 임 회장이 그간 걸어온 길이 비슷하다는 점이다. 우선 임 회장은 1981년 24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김 위원장(37회 행정고시)보다 13년 선배다. 두 인물은 모두 경제·금융정책을 이끌면서 핵심 요직을 거쳤다. 공통적으로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기획재정부 제1차관, 금융위원장직이 있다. 모두 국내 금융 정책을 담당하며 거시 경제를 책임졌다.

또 다른 공통점은 두 인물 모두 기업 구조조정에도 관여했었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2015년 금융위원장 시절 조선·해운업 등 기업 구조조정을 이끌었으며, 김 위원장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에서 STX·현대·동부그룹 등 그룹 구조조정을 담당했다.

김 위원장은 특정 금융사에 대한 제재 보다는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방점을 두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명분도 딱 들어맞는 시기다. 수년 째 M&A 시장에서 생명보험사 매물이 쌓여있는 상황인 만큼, 금융당국 입장에선 국내 생보업권 시장을 합병 등을 통해 정리하고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인수 대상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중국 자본이 소유하고 있는 만큼, 국내 보험산업 성장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게다가 과거 우리금융이 금융위 주도로 민영화를 진행할 때 증권사와 보험사, 캐피탈사 등 비은행 자회사들을 매각했다는 점도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이 종합금융그룹 기반을 만들어가기 위해선 비은행 자회사 확충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금융의 동양생명 인수가 불발되면, 이미 지급한 1500억원에 달하는 계약금도 날릴 수 있어 금융위 책임론도 불거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은 우리금융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려면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이 필수란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생보시장이 포화돼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이 계속되고 있어 구조조정 필요성이 수년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며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 이슈는 단순히 한 금융지주사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최정아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