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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선종…교황청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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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미 기자

승인 : 2025. 04. 21. 17:17

폐렴으로 38일 입원뒤 회복 일정 재개도…향년 88세
아르헨티나 출생…1282년만의 비유럽권 출신 교황
동성애자 존중·차별 금지 강조한 '진보 성향 개혁파'
2014년 방한, 세월호 유족에 직접 세례…검소·축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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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2024년 3월 31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부활절 메시지를 발표하며 군중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AFP 연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20일(현지시간) 88세로 선종했다.

바티칸의 추기경 케빈 패럴 교황청 재무원장은 발표문을 통해 "오늘 오전 7시 35분, 로마 주교 프란치스코께서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며 "그분의 삶 전체는 주님과 교회를 위한 봉사에 헌신된 삶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분은 우리에게 복음의 가치를 신실함과 용기, 그리고 보편적인 사랑으로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 주셨으며, 특히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사랑을 실천하셨다"고 전했다.

또 그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진정한 제자로서 남기신 모범에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영혼을 자비로우신 삼위일체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에 맡긴다"고 덧붙였다.

폐렴으로 38일간 입원 치료 후 지난달 23일 퇴원한 교황은 건강을 회복해 한동안 대면 일정을 재개했다. 지난 6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병자와 의료인들을 위한 희년 폐막 미사에 깜짝 등장하고, 7일에는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을 만나기도 했었다.

생전에 사임한 베네딕토 16세에 이어 지난 2013년 266대 교황으로 선출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13년간 교황직을 수행했다.

1936년 12월 17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리아 출신 그레고리오 3세(731년) 이후 1282년 만에 선출된 첫 비유럽권 출신 교황이다. 가톨릭 교회 2000년 역사상 첫 미주 대륙 출신 교황이기도 하다. 본명은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다.

◇"동성애는 범죄 아니다"…성소수자 존중 강조한 '진보 개혁파'
교황 선출 전 그는 성직 기간 대부분을 고국인 아르헨티나에서 목회자로 활동했다.

1967~1970년 산 미구엘의 성 요셉 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1969년 12월 사제로 서품됐다. 1992년 5월 요한 바오로 2세(1920~2005) 교황으로부터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보좌주교로 임명됐고, 같은 해 6월 주교로 서품됐다.

1997년 6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부교구장 대주교로 임명됐고, 이듬해인 1998년 2월 추기경 안토니오 콰라치노에 이어 대교구장에 취임했다. 2001년 2월21일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추기경으로 서임됐다. 2005년 11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아르헨티나 주교회의 의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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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바티칸 바오로 6세홀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의 81세 생일 축하 행사에서 교황이 어린이들과 함께 생일 축하 피자에 꽂힌 촛불을 끄고 있다./AP 연합
프란치스코 교황은 진보 성향의 개혁파로 평가받는다.

그는 가톨릭 교리에 따라 동성결혼에는 반대했지만 동성애자에 대한 존중과 차별 금지를 강조했다. 사생아에게 세례를 주지 않는 성직자들을 '위선자'라고 비판했고, 가톨릭 교회가 성소수자에 대해 관대한 입장을 취할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에 즉위한 2013년 "만약 동성애자인 어떤 사람이 하나님을 찾고 선의를 가졌다면 내가 누구를 심판하겠나"라고 말한 바 있다.

2023년에는 "동성애는 범죄가 아니다", "성전환자도 하느님의 자녀다"라고 하며 교회의 부족한 관용을 꼬집기도 했다.

다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애가 가톨릭 교리에 나오는 "죄(Sin)"인 것은 맞지만 각 나라 법률에 나오는 "범죄"로 취급하는 것은 안 된다고 구분하며 논란을 차단했다.

2022년 10월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종전을 호소하기도 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푸틴 대통령을 향해 "(우크라이나에서의) 폭력과 죽음의 악순환"을 멈추라고 공개적인 자리에서 처음으로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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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8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궁정동 주한교황청대사관에서 세월호 참사로 숨진 단원고 학생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씨에게 세례성사를 하고 있다./제공= 천주교 교황방한위원회
◇2014년 방한해 박근혜 만나…세월호 유족에게 직접 세례 주기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취임 이듬해인 2014년 8월 방한해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만났다.

청와대 외에도 종로 교황청 대사관, 세종시 대전가톨릭대학교, 충남 당진 솔뫼성지, 충북 음성 꽃동네 등도 방문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기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시복식 미사에서 세월호 참사 유족인 이호진씨(고 이승현 학생 아버지)에게 직접 세례를 베풀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광화문 시복식 미사 참석 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 참석 자리에서 이씨로부터 세례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대전 미사 참석을 위해 KTX를 탄 프란치스코 교황은 "고속열차를 처음 타보게 돼 매우 기쁘고 좋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추기경 시절 화려한 관저가 아니라 작은 아파트에 거주했고, 운전기사 없이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할 만큼 검소한 성격으로 알려진 그는 아르헨티나 출신답게 축구를 좋아했다. 자국 리그 팀인 CA 산 로렌소의 열성적인 팬이었다.

축구 팬 프란치스코 교황을 위해 아르헨티나와 이탈리아 축구협회는 그가 취임한 2013년 8월 양국의 축구 평가전을 치르기도 했다.
홍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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