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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중 맞은 청련사...상진스님 “영산재로 회향 사찰 태고종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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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 황의중 기자

승인 : 2024. 08. 18. 18:54

"영산재 방식으로 백중 치르는 사찰 거의 없어"
'청련사 가득 메운 불심' 조상과 가족 안녕 기원
태고종 9월 7일 서울공예박물관서 영산재 봉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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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중을 맞아 본인이 주석하는 양주 청련사에서 지장기도 회향 법문을 하는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스님. 상진스님은 원각경과 육조 혜능대사 이야기를 들며 집착에서 벗어나 본래 자성인 청정심을 깨칠 것을 당부했다./사진=황의중 기자
경기도 양주에 소재한 한국불교태고종 청련사는 18일(음력 7월 15일) 백중(우란분절)을 맞아 영산재 방식으로 법회를 봉행했다.

백중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10대 제자 중 하나인 목련존자가 지옥에서 고통받는 어머니를 위해 스님들에게 공양한 일화에서 유래됐다. 효행(孝行)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 한국불교에서 백중은 부처님오신날만큼 중요한 날로 취급됐다. 현재에 이르러서도 조상들의 혼(조상영가)을 위로하고 가족의 안녕을 비는 기도와 재가 전국 사찰에서 치러지고 있다.

청련사는 이날 백중 지장기도를 회향하는 법회를 거행했다. 법회를 주관하는 법주는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스님(청련사 회주)이 맡았다. 법회는 타종과 함께 오전 10시 조상 영가들과 신중을 모시는 손수레를 이끄는 시련(侍輦)의식으로 시작했다. 대적광전으로 손수레가 옮겨지면서 청련사 합창단의 음성공양에 이어 △대령 △관욕 △살풀이춤 △화의재바라 △신장무 △신중작법 △법문 △상단의례 △중단의식 △영단 △장엄염불 △ 회향인사 순으로 오후 2시까지 정성스럽게 진행됐다.

백중을 맞아 전국 사찰에서 천도재 의식을 봉행하고 있으나 백중 당일 영산재 의식 방식으로 회향하는 곳은 태고종의 대표 사찰인 신촌 봉원사, 양주 청련사, 서울 백련사 정도뿐이다. 장시간 법도에 맞게 정성을 들인 의례를 거행하는 것이 쉽지 않은 데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국가무형문화재인 영산재 기능보유자 스님이 있어야 한다. 이 때문인지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청련사 대적광전은 신도들로 북적였다. 빽빽한 영가단에는 절을 올리는 신도들이 줄을 섰다.
상진스님은 법문에서 '원각경 문수보살장'과 '법화경 관세음보살보문품', 육조 혜능대사의 일화를 들며 기도를 회향하는 신도들에게 '한결같은 마음'을 당부했다.

상진스님은 "저는 출가한 뒤로 이름 없는 스님에서 오늘날 총무원장이 될 때까지 한 번도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며 "기도가 되던 안 되던 남 탓을 하지 않았다. 다 내 전생복이다. 기도가 안 된다고 포기하고 그러면 안 된다. 한결같아야 한다. 내 마음이 어떤가에 따라 이 자리는 축복받은 자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상진스님은 아울러 장엄염불 구절인 사대각리여몽중(四大各離如夢中·사대가 각각 흩어지는 것 꿈속 일과 같고), 육진심식본래공(六塵心識本來空 육진과 심식은 본래부터 공한지라), 욕식불조회광처(欲識佛祖回光處 불조께서 빛을 돌이킨 곳 알고자 하는가), 일락서산월출동(日落西山月出東 서산에 해지자 동녘에 달뜨도다)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집도 절도 없는 중생이 다른 게 아니다. 청정심을 못 깨닫고 죽으면 집착만 남아 자식과 지인한테 찾아가도 보이지 않아 외면받으니 집도 절도 없는 중생이 된다. 반면 영가라도 나고 죽는 불생불멸의 도리를 알면 영가도 편안해지고 가정도 평안해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태고종은 백중에 이어 영산재 법석을 9월 7일 종로구 서울공예박물관 공예마당에서 이어간다. 한국의 전통불교문화를 소개하고 국민화합과 통합을 기원하기 위한 것으로, 태고종 총무원이 주최하고 국가중요무형문화유산 제50호 영산재보존회 주관으로 열린다.

행사는 오후 1시 30분 시작해 개막식에 이어 본행사인 영산재가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진행된다. 신중작법과 괘불이운, 결계의식, 영산작법 등 영산재 주요 의식을 직접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무대 주변에는 가사·장삼, 단청, 지화 등 전통 불교문화를 알리는 부스는 물론 태고종 종조와 종헌, 소의경전 등을 소개하는 부스도 설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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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를 주관하는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스님(가운데·청련사 회주)./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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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련사에 모셔진 영가단./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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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가단에 절을 올리는 신도들./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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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욕 의식에 이어진 살풀이춤./사진=황의중 기자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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