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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캄보디아, 국경 분쟁지역서 또 충돌…수십 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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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09. 18. 09:38

CAMBODIA-THAILAND-BORDER-CONFLICT <YONHAP NO-7610> (AFP)
17일(현지시간) 국경분쟁 지역에 철조망을 설치하는 준비를 하는 태국 군의 모습. 이날 태국 측과 캄보디아 시위대가 충돌하며 30여 명이 부상했다/AFP 연합뉴스
지난 7월, 수십 명의 사망자를 낳은 최악의 군사 충돌 이후 위태로운 평화를 이어오던 태국과 캄보디아가 국경에서 또 다시 충돌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AP와 현지매체 등에 따르면 전날 국경 분쟁 지역의 한 마을에서 태국 보안군이 캄보디아 민간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하며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스님을 포함한 캄보디아인 28명과 태국 군인 5명 등 30여 명이 부상하는 유혈 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태국 당국이 분쟁 지역인 반농야캐우 마을에 철조망 펜스를 설치하면서 시작됐다. 캄보디아 측에서는 프레이찬 마을이라고 부르는 이 지역의 주민 약 200명은 태국의 조치가 "캄보디아인들이 오랫동안 살아온 땅을 포위하려는 시도"라며 펜스 철거를 시도하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시위대가 돌과 막대기를 던지고 새총을 쏘며 저항하자 태국 보안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했다. 또 고막과 뇌에 손상을 줄 수 있는 고주파 음향 장비인 음향대포(LRAD)까지 동원해 강경 진압에 나섰다. 캄보디아 정부는 이 과정에서 "태국군이 실탄까지 발사했다"고 주장했지만, 태국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충돌 이후 양국은 즉각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며 날 선 비난전을 펼쳤다.

캄보디아 정부는 "태국 당국이 국경을 침범해 비무장 민간인에게 폭력적인 조치를 사용했다"고 비난했다. 반면 태국 군 대변인은 "캄보디아 폭도들이 태국 영토를 침범해 공무 집행을 방해하고 공공기물을 파괴했다"며 "이는 명백한 휴전 협정 위반이며, 그들의 도발에 대응한 정당방위였다"고 맞받아쳤다.

이번 사태는 지난 7월 28일 휴전 협정 이후 발생한 가장 심각한 무력 충돌로, 간신히 유지되던 양국 간의 평화가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시 국경분쟁으로 인한 양국의 충돌은 5일간의 치열한 군사 교전으로 이어졌고, 48명 이상의 사망자와 수십만 명의 피난민을 낳았다. 이후 양국은 말레이시아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간신히 휴전 협정을 체결했다.

양국의 영토 분쟁은 1907년 프랑스가 식민 통치 시절 그은 국경선에서 비롯된 100년 넘은 해묵은 갈등이다. 특히 1962년 국제사법재판소(ICJ)가 프레아 비히어 사원의 영유권을 캄보디아 측에 귀속시킨 판결은 태국 내에선 여전히 깊은 앙금으로 남아 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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