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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허 있어도 일하기 싫어요”…현장 떠난 간호사 10명 중 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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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현 기자

승인 : 2025. 08. 26. 07:54

면허 보유자 53만여 명 중 61%만 근무…OECD 최저 수준 활동률
"장기 근속 위해 과도한 업무·열악한 처우 개선해야"
자료= 대한간호협회/ 그래픽 = 박종규 기자


우리나라 간호사 면허를 보유한 사람 10명 중 6명만이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 활동률이다. 간호사들이 현장을 떠나는 이유는 과도한 업무와 열악한 처우 때문으로 지적돼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한간호협회는 25일 고용노동부 '지역별고용조사(전국 직업·성별 취업자)'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통계'를 분석한 결과, 2024년 기준 국내 면허 간호사 수가 52만7000여 명이라고 밝혔다. 최근 5년간 11만2000여 명이 증가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실제 의료기관 및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간호사는 32만3000여 명(61.29%)에 불과했다. 나머지 20만4000여 명은 의료 현장을 떠난 '유휴 간호사'로, 이는 2019년 15만9000여 명 대비 28.3%(4만5000여 명) 늘었다.

전문가들은 숙련 간호사들이 현장을 떠나는 주요 원인으로 과중한 업무, 열악한 근무 환경, 낮은 보상 체계, 경력 단절 후 복귀 어려움 등을 지적한다.

우리나라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는 OECD 평균보다 2~5배 많아 업무 강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또한 3교대·야간 근무에 비해 낮은 임금 수준, 출산·육아 후 복귀의 어려움이 이탈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실제 신규 간호사의 1년 내 사직률은 57.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간호계는 간호법 제정을 계기로 유휴 간호사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간호인력지원센터를 통한 재교육 과정 확대, 야간 근무 수당 추가 지급, 교육전담간호사제 도입, 인권 침해 예방 매뉴얼 마련 등 제도적 보완책을 추진 중이다. 특히 지난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간호사 1인당 담당 환자 수를 법제화하는 개정안이 상정되며, 인력 배치 개선 논의가 본격화됐다.

다만 단순히 신규 인력을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숙련된 경력 간호사들이 다시 현장으로 복귀해 장기 근속할 수 있도록 맞춤형 재교육 및 실습 기회 제공, 시간제·파트타임·탄력 근무제 도입, 장기 근속 인센티브 마련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과도한 업무 부담과 열악한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간호법 개정을 통한 적정 인력 배치, 폭언·폭행 방지 시스템 구축, 충분한 휴게 시간 보장 등이 병행돼야 한다는 제안이다.

간호협회 관계자는 "유휴 간호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간호사 인력난 해소와 국민에게 질 높은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숙련된 간호사들이 부담 없이 현장에 복귀하고 장기 근속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배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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