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구독 매출 6조 목표, "스타 사업 육성"
국내외 수요 힘입어 올해 상반기만 매출 1조 돌파
동남아시아 지역 중심으로 해외 판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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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최근 싱가포르에서 가전 구독 전용 브랜드샵을 열고, 관련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LG전자는 올해 4월부터 싱가포르에서 가전 구독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며, 현지 수요와 반응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왔다. 구독 서비스 대상은 정수기, TV,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등 주요 생활가전이다. LG전자는 현지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해당 제품들의 기능과 구독료 등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가전 구독은 LG전자의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 사업 중 하나다. 2009년부터 국내에서 정수기 구독 서비스를 시작하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힘을 주기 시작한 건 2022년부터다. 경기 침체에 따라 가전 시장 성장세가 크게 낮아지면서 구독 서비스로 눈을 돌리고 대형 생활가전까지 라인업을 확대했다. 대형 생활가전의 경우 구독 서비스를 통해 구매하면 초기 지불 비용이 크게 낮을 뿐더러 정기적인 소모품 교체와 점검 등 전문 케어까지 이뤄진다는 점에서 수요가 높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올해 1월 CES 2025에서 "2030년까지 구독 사업 매출을 지난해의 3배 이상 규모로 키우고, 스타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성과는 뚜렷하다. 연도별 구독 사업 매출(케어 서비스 제외)은 2022년 7300억원, 2023년 9600억원, 2024년 1조6700억원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최근 5년간 연 평균 성장률은 30%를 웃돈다. 올해 상반기에는 1분기와 2분기 각각 5600억원, 6300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을 넘겼다. LG전자는 지난달 25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한국은 차별화된 케어 서비스 기반 구독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30%에 가까운 높은 매출 성장세를 지속했다"며 "해외 구독 사업은 초기 단계지만 속도감 있는 사업 확장을 통해 전체 구독 사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LG전자는 말레이시아, 태국, 대만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현지 가전 구독 수요가 크고, 한국 제품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 빠르게 입지를 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말레이시아는 지난 5월, 월 판매 구독 계정 수가 1만건을 넘었고, 태국에서도 구독 서비스 시작 9개월 만에 누적 계정 수 1만건을 달성했다. 앞서 LG전자는 올해 해외 구독 사업을 싱가포르와 인도, 홍콩 등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인도에서 3개월 간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며 사업 가능성을 모색했다.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의 라이프 린트너 CEO 역시 올해 6월 방한간담회에서 한국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사업으로 가전 구독을 꼽으며 "독일과 유럽도 수개월 내 구독 사업을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현지 고객의 생활 패턴과 니즈를 파악하고, 지역 특화 제품과 전략을 바탕으로 글로벌 구독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