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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면한 현대차·기아… 美생산 확대 등 피해최소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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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기자

승인 : 2025. 07. 31. 17:57

3조5000억원 영업익 타격서 벗어나
15% 관세… FTA 효과 사라져 부담
전문가 "정부 강력한 산업정책 시급"
대미 자동차 관세율이 기존 25%에서 15%로 낮춰지면서, 현대차와 기아는 일단 큰 고비를 넘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선 이번 합의로 인해 양사가 최대 3조5000억원의 영업익 타격을 피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포스트 관세' 시대가 열렸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현지 생산 확대와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3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이날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된 직후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 방안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당초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4월 초부터 부과된 25% 관세로 지난 2분기에만 1조60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관세율이 유지됐을 경우, 연간 손실은 9조원을 넘길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왔던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에선 이번 관세 하향으로 현대차와 기아가 수익성 개선 측면에선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했다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선 예상 손실액수를 1조6000억원에서 최대 3조5000억원까지 줄였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 15%는 일본과 유럽연합과 동일한 수준이지만, '한미 FTA 효과'가 유지되는 12.5%에는 미치지 못해 토요타·폭스바겐 등 경쟁사 대비 현대차와 기아가 가졌던 이점은 사라졌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15%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현지 시장 점유율까지 고려하면 가격 인상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결국 얼마나 영업손실을 흡수하면서 갈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향후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어떤 판매 및 경영 전략을 취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기아는 아직 미국 현지 가격 인상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상황이다.

조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지 판매가격은 경쟁 업체들의 움직임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문제"라며 "이제부터는 새롭게 수출된 물량이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하는 만큼 일정 부분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산 차량의 비중이 높고, 멕시코·캐나다산 차량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는 점에서 경쟁사 대비 가격 상승 압박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멕시코·캐나다산에는 여전히 25%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판매량에서 미국산 비중은 33%였지만, 캐나다·멕시코산 비중은 9%에 불과했다. 반면 폭스바겐은 멕시코·캐나다산 비중이 43%에 달했고, 토요타 역시 27%를 기록했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조지아주의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 능력을 확대해 현지 생산 비중을 더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브랜드 경쟁력 강화, 품질 향상, 기술 혁신 등을 통해 미국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의 붕괴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밖에 없는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온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관세가 1차 장벽이라면, 중국 업체들이 펼치는 저가 공세는 2차 장벽이 되고 있다"며 "공급망 불안과 내수 부진까지 겹치면 산업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 정부의 강력한 산업 정책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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