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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SK텔레콤 유심교체 2일차…현장은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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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 이주희 청년 인턴 기자

승인 : 2025. 04. 2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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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서울 관악구의 SK텔레콤 직영점 앞에 가입자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이주희 인턴 기자
아시아투데이 연찬모 기자·이주희·장하윤 인턴기자 = SK텔레콤이 무료 유심 교체를 시작한 지 이틀째인 29일. 수도권 SK텔레콤 매장 풍경은 첫날(28일)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여전히 매장 앞엔 대기 행렬이 길게 이어졌고, 곳곳에서 항의가 빗발쳤다.

이날 서울 관악구의 한 직영점 앞. 오픈 시간 1시간 전인 오전 9시부터 50m가량 대기줄이 만들어졌다. 온라인 유심교체 예약에 익숙지 않은 고령층 가입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출근과 등교 전에 들른 직장인들과 학생들도 듬성듬성 보였다.

첫번째 대기자 유정란씨(77)는 전날 유심 교체에 실패해 새벽 5시 50분께부터 기다렸다고 했다. 그는 매장에서 교체하는 이유를 묻자 "온라인 예약하는 법이 어렵고, 개인정보가 유출될까봐 휴대폰 버튼 누르기도 무섭다"고 답했다. 이어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게 되면 기업이나 정부 차원에서 모두 책임져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당수 대기자들은 전날 SK텔레콤이 유심 교체 온라인 예약과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유도했지만 사이트 접속이 안돼 직접 오프라인 매장을 찾았다고 입을 모았다.

28일에 이어 이틀째 매장을 찾은 이경선씨(47)는 간이 의자까지 준비해왔다. 오전 9시에 도착했지만 이미 70명가량이 대기하고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씨는 "온라인 예약을 신청하려는데 사이트가 먹통이 돼서 오늘 또 나왔다"며 "어제 대기 줄이 길어서 오늘은 의자까지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오픈 시간에 맞춰 점원이 문을 열자 고객들은 술렁였다. 부족한 물량 탓에 유심 교체가 어려울 수 있다고 점원이 안내하자 곳곳에서 항의가 빗발쳤고 고성도 쏟아졌다. 안영현씨(29)는 "어떤 안내나 공지도 못 받았다. 피해자가 직접 알아보고 기다리는 게 말이 되냐"며 "후속 조치가 미흡해서 실망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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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경기도 시흥의 한 SK텔레콤 대리점 유리창에 유심 재고가 없어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문구가 내걸려 있다. /사진=장하윤 인턴 기자
다른 지역 대리점 풍경도 다르지 않았다. 이날 오전 9시 30분 경기도 시흥의 한 SK텔레콤 대리점 앞에는 30여명이 줄을 서 있었다. '오늘 유심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대리점 유리창에 적혀 있었지만 고객들은 번호표를 받으려고 서 있었다. 대리점 직원이 "오늘 유심이 없으니 돌아가라"고 하자 언성을 높이는 이들도 많았다.

오전 10시가 되자 대리점 안은 금새 북새통을 이루었다. 매장 오픈 1시간 전인 오전 9시부터 대기했다는 노봉희씨(71)는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이 어려워 도움받으려고 왔다"며 "LG U플러스도 해킹사건 터진 지 얼마 안 돼서 갈아타기(번호 이동)도 무섭다"고 말했다. 이곳 대리점 직원은 "유심이 아직 들어오지 않아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만 도와주고 있다"며 "전화 번호를 적어 두면 번호표 순서대로 유심 교체를 도와준다"고 했다.

SK텔레콤은 28일부터 근접 매장에서 유심 교체를 받을 수 있도록 온라인 예약을 받고 있다. 29일 오전 9시 기준 온라인 예약한 이용자는 총 432만 명, 유심을 교체한 이용자는 28만 명에 달했다. SK텔레콤은 5월 말까지 추가로 500만 개의 유심을 확보할 방침이다.

유심보호서비스에는 총 871만 명이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심보호서비스는 무단 기기변경을 차단하고 해외 로밍 사용을 제한하는 서비스다. SK텔레콤은 29일까지 가입자가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5월 초까지 1500만명 정도가 서비스에 가입할 것으로 전망한다.
연찬모 기자
청년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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