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영향구역 4만8170.61㏊…역대 최대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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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섭 산림청장은 28일 "오후 5시부로 경북지역 산불이 모두 진화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지난 22일 오전 11시25분께 의성군 안평면 일대 한 야산에서 성묘객의 실화로 시작된 산불은 이후 초속 10m가 넘는 강풍을 타고 북동부권 4개 시·군으로 번졌다. 안동·청송·영양 등 내륙뿐만 아니라 동해안 영덕까지 확산했다.
산림 당국은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 매일 진화 헬기와 인력·장비 등을 대거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건조한 날씨와 강풍 등으로 인해 불을 끄는 작업은 더디게 이뤄졌다. 26일엔 진화작업에 투입된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가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문화유산 피해도 발생했다. 25일 의성군 단촌면에 위치한 대한불교 조계종 제16교구 본사 고운사의 전체 건물 30동 중 9동을 제외하고 보물인 연수전, 가운루 등을 포함한 주요 건물이 전소됐다.
상황이 바뀐 것은 전날 비가 내리면서였다. 전날 오후 6시경부터 이날 새벽까지 의성, 안동, 청송, 영양, 영덕에 1∼3㎜ 비가 내리며 진화에 유리한 여건이 만들어졌다. 적은 양의 비였지만, 산림이 젖어 들면서 산불 확산 속도가 둔화하고, 연무도 잦아들면서 진화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63%에 머물렀던 진화율은 이날 낮 12시 기준 94%까지 올랐다.
이번 경북 산불에 따른 산불영향구역은 이날 오전까지 4만8170.61㏊로, 서울 면적(6만520ha)의 80%에 달한다. 지난 2000년 동해안 산불(2만3794㏊)를 뛰어넘은 역대 최대 피해다.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산불 피해 범위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이날 오전까지 사망 28명, 부상 37(중상 9·경상 28)명 등 총 65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인근 주민 3만3000여명이 긴급 대피했고, 8000여명은 아직 대피소에서 머무르고 있다. 이와 함께 주택이나 공장, 문화재 등 시설물 3481곳이 불에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