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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보잘것 없는 동해시 맛집지도 왜 만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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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완 기자

승인 : 2025. 03. 3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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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시가 제작한 맛집 지도'동해 먹으러갈지도'./동해시
최근 동해시가 3000부 배포한 동해시 맛집 지도 '동해 먹으러 갈지도'를 살펴봤다. 동해시 먹거리하면 우선 어민들이 바다에서 건저 올린 싱싱한 수산물이 떠 오른다. 입맛 돋우는 횟감, 대게,새우,홍게, 문어 등 동해 바다의 자연산이 떠오르게 된다. 그런데 배포한 지도를 살펴보고 눈을 의심했다.

음식사진 21개 중 지역 수산물을 재료를 사용하는 업소는 5곳에 불과했다. 특히 위생등급제 우수업소 45곳 중 시가 자랑하는 지역 수산물 혹은 농특산물 맛집은 1곳도 보이자 읺았다. 동해시는 맛집은 어떤 기준으로 정했을까?

동해시가 만든 맛집 지도 76개중 45개는 거의 휴게음식점인 프랜차이즈 45곳을 살펴보면 커피점과 치킨집, 제과점, 디저트 업소가 주를 이룬다. 동일한 프랜차이즈가 어떤 특색있는 맛을 내는지 의문이 든다. 동해시만의 특색도 없어 보인다.

관련 공무원에게 직접 문의했다. 맛집 기준을 특별하게 만든것은 없다고 했다.제주도의 경우 향토음식점 지정 시 다양한 심사를 통해 선정된다고 설명해줬다. 이런 것도 역시 없다고 했다. 다만 현재까지 우수한 위생등급을 받은곳 중 선정해 맛지도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럼 맛집 지도가 아니고 우수 위생등급업소 지도가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공무원은 묵묵부담이였다.

지역 대표 맛집은 그 지역 농축수산물 1순위, 해당 광역단체 생산물 2순위, 국내산 재료 3순위로 평가를 했다면 충분한 근거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리고 소비자들의 맛 평가 등을 살펴보는 시스템이라도 있었다면 토를 달기 어렵다. 그러나 일부 육류를 사용하는 프랜차이즈점은 수입산을 사용하는 곳도 눈에 띈다.

현재 6084개 음식점 중 57개에 불과할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하는 제주도 향토음식점의 경우 지정이 매우 까다롭다. 지정된 후에도 조례에 따라 향토음식점 지정 취소 사유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심사방법은 향토음식점 지정기준 및 심사방법에 의한 음식의 향토성(40점), 위생관리(30점), 서비스(30) 3개 항목을 심사해 80점 이상인 경우 지정한다. 그리고 향토성을 보존하고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모든 식재료를 사용하며 향토음식 명인도 선발한다.

동해시는 지역 대표 음식과 인증 음식점 이용을 촉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맛지도를 제작·배포했다고 했다. 그럼 지역 대표 음식의 근거는 무엇인가?

'동해, 먹으러갈지도'는 관광객과 시민이 지역의 특색 있는 음식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기획된 맛지도라 했다. 하지만 특색이 보이지 않는다. 위생등급 업소는 일반도시에도 있는 것이다. 2024년 위생등급에 따른 모범업소로 지정된곳을 단순히 지도로 제작한것으로 보인다. 이게 특별한 기획인가.

이번 맛지도에는 동해시의 대표 음식인 산채나물비빔밥과 물회를 비롯해, 위생적이고 안전한 외식 환경 조성에 힘써 온 으뜸·모범·위생등급제 인증 음식점 등 총 76곳이 수록됐다고 했다. 그러면 맛집이 아닌 위생적인 모범업소라고 해야한다. 소비자를 혼란시켜 동해시의 수많은 업소들이 박탈감을 가질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맛집은 동해시가 선정 할수 있는 근거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경연대회나, 전문가들이 품평할수 있는 기준점을 엄격히 만들고 그 범주안에 들어갈 때 맛집이라 하고 이이따라 다양한 지원도 이루어져야 한다.

맛집 지도는 동해시 관광안내소를 비롯해 천곡황금박쥐동굴, 망상오토캠핑리조트, 무릉별유천지 등 주요 관광 명소에 비치됐다.동해시 관광관련 부서에서는 숙박형 관광을 위한 정책을 다양하게 유치하고 있다. 프랜차이즈가 주를 이루는 맛집지도가 그 역할을 해낼지 의심스럽다.

시 간부는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지역 외식업계를 활성화하고자 맛지도를 제작했다"며 "앞으로 품격 있는 외식 문화를 조성하고,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통해 관광과 외식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맛집 지도에 관광객들은 어떻게 반응할지 시는 스스로 돌이켜 봤으면 좋겠다. 맛집 지도가 '손쉬운 탁상행정'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부두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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