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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따라 달라지는 ‘판결 잣대’…“사법 정치화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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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연 기자

승인 : 2025. 03. 27. 18:05

1심 징역형 집유→2심 무죄 '1.7%'에 불과
법조계 "엇갈리는 법원 판단, 사법불신 초래"
이재명 대표, '2심 무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1심 징역형 집행유예에서 2심 무죄 판단을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재판 결과를 놓고 사법불신이 치솟고 있다. 국민적 납득은 고사하고 법조계에서조차 이해할 수 없는 '희대의 판결'이라는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정치인에 따라 달라지는 사법 잣대가 재판관은 물론 우리나라 사법체계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법치질서 유지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사법 정치화'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2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이 2심에서 무죄로 뒤집히면서 사법부 불신에 불을 당겼다는 분석이다. 10년간 피선거권 박탈에 해당하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중형을 선고한 1심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판결이기 때문이다.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건이 2심에서 무죄로 뒤집힐 확률은 1.7%(2021~2023년 기준)에 불과하다. 이 대표에 대한 이번 판결을 두고, 법조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초월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동일한 사건의 증거와 사실관계에 대해 1심과 2심이 전혀 다른 법적 판단을 한 것은 국민적 납득이 어려운 대목으로 꼽힌다. 재판부 교체 사정 등을 감안한해도, 1심과 2심 판결간 간극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법원의 일관성 없는 판결이 유독 정치인이 연루됐거나 정치적 사건에서 유독 빈번하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사법의 정치화'가 빚은 참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헌재) 탄핵심판이 초읽기에 접어든 가운데 이뤄진 이번 2심 재판은 이 대표의 대선행보와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은 물론 국민적 이목이 집중된 정치사건이 본질이다. 현직 대통령 탄핵심판을 두고 장고를 거듭하는 헌재처럼 차기 대통령 후보자이자 거대 야당 대표인 이 대표에 대한 법적 판단에 2심 재판부가 적지 않은 부담을 가졌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 대표의 경우 징역형 집행유예가 2심에 가서 벌금형도 아닌 무죄로 뒤바뀐 것은 양형 기준을 이탈한 굉장히 예외적인 판결"이라며 "법관들의 개인적이고 정치적인 소신, 특히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한 지지 여부에 따라 판결이 왔다갔다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인이 연루된 형사재판에서 1심과 2심, 심지어는 최종심까지 판단이 엇갈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는 사법시스템의 불안정성을 방증하는 것으로, 나아가 국민들의 사법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의 사법화가 사법의 정치화'를 초래했다는 분석도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치권에서 자기들끼리 해결해야 할 문제를 자꾸 사법부로 가져오고, 그 과정에서 사법부에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 내부의 특정 정치 성향이 인사에 반영되는 이른바 '코드인사'가 사법 정치화의 대표적 원인으로 지목된다. 장 교수는 "법원 내부의 특정 정치 성향 모임, 이런 것들이 법관 인사와 맞물려서 '사법부의 코드 인사'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며 "특정 정치 성향이 승진이나 대법관·헌법재판관 임명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행태가 사법의 정치화를 촉발하는 굉장이 중요한 유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법관의 정치적 편향성을 걸러내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장 교수는 "일반 법관에 있어서는 인사에 특정 정치 성향이 결코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며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의 경우 전문적인 후보자 추천위원회에서 후보자를 복수 추천하고 여야가 서로 간의 비토권을 행사해 정치적 중립성을 갖춘 후보자를 걸러내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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