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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차벽으로 길 막으니”…매출 반토막에 상인들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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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은 기자

승인 : 2025. 03. 17. 20:05

집회 시위 격화로 경찰 경비 강화
예약 취소하고 주변 동네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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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후 5시께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 북촌로 골목은 관광객과 외국인들로 북적여야 할 주말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손영은 기자
"매출 타격 심하죠. 평일은 40%, 주말은 60%가량 떨어졌어요."

서울 종로구 경운동 안국역 부근 식당 직원 배모씨(28)는 계엄 이후 매출 타격이 극심하다고 토로했다. 배씨는 "평균적으로 3월 매출이 6000만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절반 수준으로 예상 한다"며 "2월엔 정말 심했다. 하루 종일 40만~50만원 판매한 적도 있고 온 손님을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손님이 없었다"고 말했다. 배씨는 이어 "헌재 주변을 진공 상태로 만들겠다고 하는데, 길을 막아버리면 이 안에 있는 자영업자들은 어떻게 하라는 건지 막막하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지난 16일, 헌법재판소(헌재) 인근 상당수의 상인들은 집회·시위 격화와 매출 하락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선고일이 다가올수록 시위가 과격해지는 것을 체감한다며 선고 주간 영업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헌재로 향하는 도로 곳곳은 경찰 방벽과 차벽으로 막혀있었다. 헌재 앞 북촌로는 경찰 방벽과 기동대 버스, 시위참여자들이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시민들은 경찰에게 통행이 가능한지 물었고, 외국인들은 주변 동네로 발걸음을 돌렸다. 점심시간인 오후 12시께 평소라면 손님들이 줄지어 대기했을 북촌로 카페와 음식점 모두 눈에 띄게 빈자리가 많았다.

상인들은 경찰 버스로 꽉 막힌 도로를 바라보며 답답한 심정을 내비쳤다. 집회 상황에 따라 예약들이 취소되고, 손님들이 식당 부근까지 왔다가 집회로 인해 주차를 할 수 없다며 발길 돌리는 일도 부지기수라고 했다. 예약 취소는 곧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상인들은 선고일 전후로 시위가 더욱 격화되는 상황을 우려했다. 헌재 부근 음식점 직원 방모씨(26)는 "경찰 분들이 오셔서 입간판, 술상자 등 무기화 될 수 있는 것들은 다 안으로 들여놔 달라고 안내했다"며 "실제 기물 파손으로 이어진 사례들이 있어 탄핵 선고 전후로 쉰다는 가게들도 많다"고 했다.

종로구청은 상황을 대비해 시민 안전과 재산 보호에 중점을 둔 대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구청 관계자는 "선고일 대비해 역 주변으로 비상대책반 운영이 계획되어 있다"며 "(다만) 기물 파손 등에 대한 지원 대책은 예정된 바가 없다. 파손은 파손을 시킨 측에서 손해배상을 해드려야 하는 사안으로 본다"고 밝혔다.
손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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