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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우크라 정권 교체 필요성 제기...젤렌스키 지지율 상승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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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3. 03. 04:01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미·러와 협상, 종전 가능 우크라 정상 필요"
트럼프와 설전 '광물협정' 무산 젤렌스키 정부 교체 필요성 제기
젤렌스키 지지율 8%p 상승...유럽 정상, 우크라 지지 한목소리
젤렌스키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AFP·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정부 교체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상승하고, 유럽 주요 국가들이 지지 입장을 밝히고 있어 쉽지 않아 보인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현지시간) CNN방송 인터뷰에서 '지난달 28일 파국으로 끝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의 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사임을 원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미국과 협상할 수 있고, 결국 러시아와 협상을 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우크라이나) 정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왈츠
마이크 왈츠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월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근교 메릴랜드주 옥슨힐의 게이로드 내셔널 리조트 앤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국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례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미·러와 협상, 종전 가능 우크라이나 정상 필요"
트럼프와 설전 '광물 협정' 무산 젤렌스키 정부 교체 필요성 제기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도 이날 CBS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회담 결렬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위한 '광물 협정'이 양국 간 논의 대상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왈츠 보좌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개인적 동기나 정치적 동기가 자국 내의 전쟁을 끝내는 것과 다르다는 것이 분명해질 경우 그는 정말 심각한 문제가 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왈츠 보좌관은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를 언급, "처칠은 그의 국민을 위해 일어나 싸웠고, 젤렌스키도 우크라이나를 위해 일어나 싸웠다"면서 "그러나 처칠은 1945년 선거에 져서 물러났다. 그는 한동안 권력을 잡았지만, 그 후 영국을 다음 단계로 진전시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022년 2월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응전 성과는 일정 부분 인정하지만, 종전으로 가야 하는 현 상황에서 처칠 총리와 마찬가지로 선거를 통해 젤렌스키 정부가 교체돼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해석된다.

왈츠 보좌관은 종전 협상과 관련,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양보하고, 러시아는 안보 보장에 대해 양보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측으로부터 구체적 내용을 듣지 않았지만, 앞으로 안보 보장을 위한 일종의 영토 양보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유럽이 주도하는 안보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일부 양보하고, 러시아는 프랑스·영국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평화유지군을 배치해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하는 안을 수용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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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왈츠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왼쪽부터)·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 등이 2월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지켜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왈츠 보좌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백악관 회담 당시 태도에 대해 "협상에 나설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가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과 협상할 수 있을지, 전쟁을 끝내겠다는 우리의 목표를 공유할지도 불투명했다"며 "(젤렌스키가) 고개를 흔들거나 팔짱을 끼는 등 그런 행동은 매우 무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적어도 지금은 (협상을)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진정 평화를 위해 노력할 준비가 되면 언제든지 돌아오는 것을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 베센트 미 재무장관 "젤렌스키 서명 거부 광물 협정, 논의 대상 아냐"

베센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광물 협정'에 서명하지 못한 채 회담을 끝낸 것과 관련, "젤렌스키 대통령이 할 일은, (미국에) 와서 협정에 서명하고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빈틈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뿐이었다"며 "우리는 협정에 서명할 준비가 돼 있었으나 지금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베센트 장관은 '현시점에 광물 협정은 더 이상 (논의) 테이블 위에 없는 것이냐'는 질문에 "현재로는 그렇다"라고 답했다.

베센트 장관은 지난달 12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희토류 자원의 50% 지분을 요구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광물 협정문 초안을 제시했지만 거부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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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앞줄 가운데)의 주재로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랭커스터 하우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 유럽 안보 강화를 위한 비공식 정상회의에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 두번째)·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 두번째) 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EPA·연합뉴스
◇ 젤렌스키 대통령 지지율 8%포인트 상승...유럽 정상, 우크라 지지 한목소리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선거를 치르지 않은 독재자 젤렌스키는 서둘러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나라를 잃게 될 것"이라며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서 손을 뗄 수도 있음을 시사했고, 그 전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저택에서 한 기자회견에선 "우크라이나에서는 선거가 치러지지 않았고, 사실상 계엄령이 선포된 상태"라며 "말하기 싫지만, 우크라이나 정상은 지지율이 4%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키이우국제사회학연구소가 지난달 19일 발표한 1000명 대상 전화 여론조사 결과, '젤렌스키 대통령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57%,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37%였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여론조사기관 '레이팅'이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를 치르지 않은 독재자 젤렌스키' 발언을 한 직후인 지난달 20∼21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지율은 65%로 집계됐다고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2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초 90%가 넘었던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전쟁 장기화로 완만한 하락세를 그렸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종전 협상이 본격화한 후 지지율은 전월 대비 8%포인트 상승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요구해 온 안보보장 없이는 휴전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인 응답자도 83%에 이르렀고, '무조건적 휴전'에 찬성하는 비율은 2%에 그쳤다.

차기 대선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전망돼 온 발레리 잘루즈니 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도 "이 전쟁은 우리의 회복력과 용기를 시험하는데 더해 우리의 진정한 친구가 누구인지도 보여줬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와 J.D. 밴스 부통령의 역설은 그들이 젤렌스키를 더욱 쥐어짤수록 더 많은 우크라이나인이 자신들의 대통령 곁으로 결집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주재로 영국 런던 랭커스터 하우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 유럽 안보 강화를 위한 비공식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은 한목소리로 우크라이나에 대해 지지를 선언했다.

이날 회의에는 스타머 총리와 젤렌스키 대통령·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 등 유럽 주요국 정상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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