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팟 캐스트 방식"
홍보 무대 활용…즉흥 발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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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언론과 접촉할 때 역사적인 웨스트 윙 사무실의 위엄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 장면이 뉴스 채널을 통해 방송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34차례 기자회견을 가졌는데, 그 중 16번을 오벌 오피스에서 진행했다. 이는 같은 기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9회보다 훨씬 많고, 또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초반의 5회에 비교하면 거의 3배에 달한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의 브리핑은 지금까지 단 4차례에 그쳤다.
밴더빌트 대학교 대통령 역사학자 토마스 앨런 슈워츠 교수는 "그는 이를 통해 대통령으로서의 권위를 강조하고 부각시키고 있다"며 "오벌 오피스를 활용하는 것보다 더 권위적인 연출은 없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널드 레이건,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등의 초상화가 걸린 오벌 오피스에서 스티븐 밀러 부비서실장과 여러 참모들이 배석한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문제등 다양한 주제를 발표하고 있다.
반면 바이든 전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직접 소통 대신 주로 루스벨트룸, 이스트룸 등 백악관 내 연설 공간에서 프롬프터를 활용해 연설을 진행했다.
또 다른 대통령 역사학자 더글러스 브링클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벌 오피스 활용 방식은 전례가 없다"며 "이것이야말로 가장 거대한 팟캐스트다. '오벌 오피스 라이브'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때 리얼리티 TV쇼를 진행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무대 연출을 즐기는 성향이며 오벌오피스에서 진행하는 회견을 '무료 홍보'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주제를 넘나들며 즉흥적인 발언을 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13일 그는 집무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고 발표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정상회담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유럽 지도자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이에 앞서 그는 지난 1월25일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170만명의 팔레스타인인을 다른 지역으로 영구 이주시키는 방안을 깜짝 제안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별다른 예고 없이 기자들을 오벌 오피스로 부른 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에게 가자지구 난민을 받아들이라는 압박을 가하는 장면을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TV 제작자처럼 다음 발표를 예고하며 관심을 끄는 전략을 자주 사용한다. 그는 관세와 관련한 중대 발표를 암시하며 "오늘 발표할 수도 있다. 사실, 지금 당장 발표할 수도 있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