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도 이 사실 너무나 확실히 인식
TMSC 美 진출과 국방비 증액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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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히 전임자와는 결이 다르다. 대만을 중국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존재라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대신 자국 경제의 이익을 위해 추가 관세 카드 등을 통해 압박해야 한다는 입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피력하고는 한다. 대만은 이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비위를 맞추기 위해 시쳇말로 알아서 긴다고도 할 수 있다.
라이칭더(賴淸德) 총통이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압박이 가시화되자 지난 14일 타이베이(臺北)에서 열린 국가안보회의를 통해 대미 투자와 미국산 제품의 구매 확대를 약속하고 나선 사실만 봐도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대만은 미국의 제조업 재건과 반도체 기술력 강화에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라면서 포괄적 협력 강화 방안을 제시한 그는 구체적인 분야도 밝혔다. 인공지능(AI) 칩과 첨단 반도체 개발 및 제조 분야가 될 것이 확실시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회의에서 국방비를 GDP(국내총생산)의 3%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도 제시했다. 미국산 국방 장비 구매 확대 역시 시사했다. 모두가 트럼프 대통령이 들으라고 한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베이징의 대만 기업인 류멍시(劉孟喜) 씨가 "라이 총통을 비롯한 대만의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은 미국이 뭘 원하는지 너무나 잘 안다. 앞으로는 친미 정책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는 것은 다 까닭이 있다고 해야 한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TSMC(타이지뎬臺積電)가 미국의 인텔 공장 인수를 타진할 것이라는 전망 역시 주목을 요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 행정부가 강력하게 원하는 만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현재로서는 TSMC가 선뜻 결정을 내리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전체 주주들 중 70% 이상인 외국인들이 인텔과의 협력에 반대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하지만 미국의 압박이 더욱 강력해질 경우 견디기 어려울 수도 있다. TSMC 경영진이 외국인 주주들에 대한 설득에 성공할 경우는 인텔 공장 인수가 충분히 현실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등장은 대만에게는 확실히 재앙이라고 해도 괜찮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