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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은 "관세와 큰 숫자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첫 번째 타깃이 대미무역 흑자가 큰 경제국들이 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미국의 양자 무역적자를 상대국의 경제규모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이나 최근 무역적자가 빠르게 증가한 적자국을 기준으로 평가한다면 가장 우려해야 할 국가는 동아시아 신흥경제국들"이라 짚었다.
아시아 신흥경제국 중 상당수는 미국과의 무역흑자가 경제 규모 대비 매우 큰데, 이 격차는 8년 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미국 우선(America First·아메리카 퍼스트)'을 내세우며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추진한 이후로 더욱 확대됐다. 이 탓에 미국이 자국 수출품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이들 국가의 경제 성장·국내 투자·현지 시장 모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위험이 크다.
이에 더해 중국과의 무역 관계가 더욱 긴밀해진 만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될 경우 아시아 신흥국들도 미·중 무역전쟁의 직접적인 갈등과 그 여파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 분석했다.
오늘날 미국이 가장 큰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15개 국가 중 아시아국가들은 9개에 달한다. 통신은 이 결과가 부분적으로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때문이라 분석했다. 이는 미국 기업들이 중국 대신, 또는 중국과 함께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투자하는 경향을 의미하는데 트럼프 1기 행정부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이 같은 흐름은 더욱 강화된 상태다.
현재 아시아 신흥국들의 대미 수출 비중은 전체 수출의 11%에서 18%로 증가했다. 동시에 이들 국가들의 대중 무역도 더욱 긴밀해졌다. JP모건은 "현재 신흥 아시아국가들의 총 수출 중 45%가 미국과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취약한 국가로 꼽히는 것은 태국과 베트남이다. 트럼프 행정부 1기가 출범한 2017년 이후 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343% 증가했고 베트남은 222% 급증했다. 태국의 대미무역흑자는 세계 5위 수즌으로 한국이나 일본보다도 높다. 2017년 당시 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전체 13위에 그쳤다.
지난 10년동안 미국과 중국 모두와의 무역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베트남도 현재 전체 수출의 30%가 미국으로, 17%는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GDP 기준으로 환산하면 미국으로의 수출이 GDP의 25%, 중국으로의 수출이 14%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문제는 이 두 국가들의 경제 규모가 미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작아, 미국의 관세 조치에 실질적인 보복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통신은 "최근 몇 년 동안 이들 국가엔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투자가 유입됐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될 경우 추가적인 경제적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