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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신속한 양보로 트럼프 관세 피해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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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5. 02. 04. 08:28

미국산 오토바이 등 수입관세 대폭 인하
모디 총리 2월 중 방미, 트럼프와 회담
러시아 원유 대량 수입 갈등 요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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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프랑스 남서부 비아리츠에서 열린 연례 G7 정상회의 셋째 날 양자회담 중 악수를 나누며 대화하고 있다. 2019.8.26. /AFP 연합뉴스
인도가 신속한 양보 전략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을 피해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쟁국과 동맹국을 가리지 않고 관세 부과를 위협하는 가운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의제와 관련된 문제들에서 잇달아 신속한 양보안을 제시했다.

지난 1일 인도는 사상 최초로 관세 체계를 전면 개편하며 섬유부터 오토바이에 이르는 광범위한 수입품의 관세를 대폭 인하했다. 할리 데이비슨 등 대형 오토바이는 미국의 대 인도 대표적 수출 품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랫동안 인도의 복잡한 관세 체계로 인해 불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앞서 인도는 미국의 불법 이민자 수천 명을 수용하고 미국 달러를 무역 결제 통화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동안엔 모디 총리가 강경 입장을 취하면서 양국간 무역 갈등이 해소되지 않았고, 결국 미국은 인도의 무역 특혜 지위를 박탈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에 대해 구체적 관세 부과를 압박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인도가 이렇게 신속한 조치를 취하면서 양국 간에는 보다 유화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모디 총리가 이달 중 백악관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모디 총리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4일), 이시다 시게루 일본 총리(7일),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11일)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2월 중 워싱턴을 첫 방문하는 외국 정상 중 한 명이 될 전망이다.

인도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과의 무역·국방·기술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중국을 떠나는 외국 제조업체들의 주요 투자처로서 인도의 입지를 굳히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인도에 있어 잃을 것보다 얻을 것이 많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도는 미국과 무역 전쟁이 벌어지면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된다. 인도는 막대한 에너지 수입 비용 때문에 전체 무역 적자가 781억 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 회계연도 기준으로 미국과의 무역에서는 353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며 이를 일부 상쇄했다.

최근 몇 년간 인도와 미국은 국방, 기술 공유, 원자력 협력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왔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할 지역 내 균형자로서 인도를 육성하려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애플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같은 미국 대기업들이 인도에 새로운 공장을 설립했다.

그러나 양국 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인도는 미국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로부터 대량의 원유를 수입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미국과 언제든지 마찰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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