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대해 '노!' 할 수 있는 분야
경쟁 상대 찾을 수 없는 독주 상태
|
신화(新華)통신을 비롯한 관영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의 고속철도 역사는 일본이나 프랑스 등의 유럽 국가들과 비교할 경우 아주 일천하다. 2008년 징진(京津·베이징과 톈진天津)고속철도가 최초로 개통됐으니 1964년 운행을 시작한 일본보다는 무려 44년이나 늦었다.
하지만 이후 진짜 고속철도처럼 빠른 속도로 네트워크를 늘리면서 발전해 나갔다. 이렇게 해서 2024년 말을 기준으로 무려 4만8000km의 철도망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유럽에서 가장 긴 4000Km를 보유한 스페인보다 12배나 많다. 한국의 700Km와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고속철도가 깔려 있지 않은 미국과는 비교라는 단어를 아예 언급할 수조차 없다. 한마디로 전 대륙에 촘촘하게 고속철도망이 깔려 있다고 단언해도 좋다. 중국인들이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지향한다는 뜻을 담은 '굴기(우뚝 섬)'라는 유행어를 고속철도가 화제가 될 경우에도 들먹이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중국은 그럼에도 이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도 철도망을 신규로 계속 건설할 계획으로 있다. 올해의 경우 2500Km 이상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고속철도의 전장이 5만Km를 가볍게 넘어서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오는 2030년 이전까지 운행 구간이 6만Km를 훌쩍 넘을 것이라는 전망은 이로 볼 때 절대 과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당연히 고속철도망의 지속적이고도 대대적 확충이 100%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부작용이 일부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당국의 수요 예측 미스로 인해 사용되지 못하거나 임시 폐쇄된 유령 역을 일컫는 이른바 란웨이잔(爛尾站)이 전국에 무려 30여개 가까이나 되는 현실을 꼽을 수 있다.
승객 수가 전망치의 채 10분의 1도 채우지 못하는 노선이 부지기수인 사실 역시 고속철도망의 대대적 확충이 초래한 부정적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고속철도 당국이 감당해야 하는 엄청난 재정 적자의 요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 인프라 확충 공사에 들어간 천문학적 비용까지 더할 경우 너무 무분별하게 고속철도에 올인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고속철도망의 확충은 필연적이라고 해야 한다. 대부분의 대륙 외곽 지역이 고산지대 등의 존재로 인해 교통이 극도로 불편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진짜 이렇게 단언해도 좋다. 게다가 적어도 고속철도망과 관련해서는 향후 미국이 안쓰러워 보이게 될 만큼 압도적인 위용을 과시하게 될 것이라는 점까지 더할 경우 중국 당국은 가야 할 길을 제대로 가고 있다고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