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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호주 덮친 ‘전복 바이러스’…지역 어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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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승인 : 2025. 02. 03. 11:47

전복 바이러스성 신경절염 확산
빅토리아주 전복 산업 종말 위기
주정부, 조업 등 금지 조치 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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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전복 질병이 남호주 남동부 전역으로 확산됨에 따라 지역 어업계가 충격에 빠졌다./호주 빅토리아주 농림수산부
아시아투데이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 치명적인 전복 질병이 남호주 남동부 전역으로 확산함에 따라 지역 어업계가 공포에 빠졌다.

호주 ABC뉴스는 지난 2일 전복 바이러스성 신경절염(AVG)로 인한 전복 폐사율이 약 90%라며 질병이 확산되면서 타격을 받은 지역 어업은 회복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남호주에서 확산 중인 AVG는 연체동물의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질병이다. 호주에서는 2006년 빅토리아주 해역에 퍼진 후 15년 만에 다시 발생했다.

당시 이 질병의 확산으로 빅토리아주 전복 생산량이 급격하게 줄면서 지역 어장이 황폐해졌다. 그때를 기억하는 한 어부는 이 질병 확산이 전복 산업의 종말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AVG는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어구와 오염된 보트를 통해 빠르게 퍼질 수 있어 통제가 어렵고, 치료제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호주 주정부는 바이러스의 추가 확산을 제한하기 위해 해당 구역에서의 모든 조업과 낚시, 다이빙을 금지했지만 남호주 농수산부 장관은 이런 조치들이 효과가 없었다고 인정했다.

전문가들은 바닷가재를 포함한 다른 해양 동물이 이 질병의 영향을 받지 않지만 그것을 퍼뜨릴 수 있다고 했다.

그레이엄 쿡 빅토리아주 수석 수의사는 "전복의 점액이 묻거나, 죽어가는 전복을 먹은 경우 바닷가재가 개체군 간에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역 수산업에 전방위적인 위기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주 전복 협회는 이번 AVG 발병으로 남호주 수산업에 수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AVG의 심각성을 시급하게 전파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 어부는 남호주가 연간 약 150톤의 전복을 생산해 ㎏당 35~40호주달러(약 3만1000~3만6000원)에 판매해 왔다면서, 지역 전복 산업이 파괴되고 있다고 전했다.

어업 제한 조치로 통제 구역에서의 모든 낚시가 금지됨에 따라 아마추어 낚시와 다이빙으로 인기를 끌었던 지역 관광 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다.

남호주에서 낚시 관광업을 운영하는 한 사업자는 여름이면 많은 관광객이 그 지역을 방문했다면서, AVG 확산으로 지역 경제 전체가 위기에 빠졌다고 했다.

중국으로의 수출 재개로 기대에 부풀었던 바닷가재 양식업자들도 해당 수역에서의 어업이 전면 통제돼 우려를 표했다.

전문가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면적이고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남호주 어민들이 새로운 시대에 적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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