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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급속 관계 개선 속 한·중은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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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4. 12. 26. 10:45

25일 중일 외교장관 회담 개최
1년8개월 만이라는 기간 이상 의미
내년 왕이 외교부장 방일 확실
하지만 한중 관계는 도무지 진전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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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 25일 가진 양국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관계 개선을 적극 모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신화((新華)통신.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당히 껄끄러웠던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급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반면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정체 상태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나아가 이전보다 더 나빠지고 있다는 절망적 분석 역시 없지 않다. 현상을 타개하지 못한 채 이 상태로 가다가는 한국이 동북아에서 외교적으로 고립될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26일 전언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임)과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전날 베이징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무려 1년 8개월 만에 이뤄진 양국 외교 수장의 대좌였다는 점에서 일단 의미가 상당했다.

여기에 왕 위원 겸 부장이 내년 조기에 방일, 양국의 각종 현안들을 논의하기로 결정한 사실까지 더할 경우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양국 정상급 왕래를 실현하기 위한 고위급 대화의 개최 논의를 꼽아야 한다. 또 관계 각료 간 '고위급 경제 대화' 개최 결정 역시 거론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왕 위원 겸 부장과 이와야 외무상은 관계 부처 각료 간 '중일 고위급 인적·문화 교류 대화'에도 출석,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비자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이 정도 되면 양국이 전면 금수 조처됐던 일본산 수산물의 대중 수입 재개와 중국 내에 구금된 일본인들의 석방 같은 현안들을 향후 더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도 크게 무리하지 않을 듯하다. 한마디로 양국 관계는 이제 순풍을 타게 됐다고 단언할 수 있다.
이에 반해 한중 관계는 상당히 심각하다고 해야 한다. 중국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과는 상대도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까지 감지되는 것이 현실이다. 하기야 직무가 정지된 대통령이 최근 중국 간첩 운운 하는 느닷 없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으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지난 12일 외교부의 마오닝(毛寧)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에서 불쾌하다는 요지의 노골적 입장을 이례적으로 피력한 것은 분명 괜한 게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실상 공석이 됐다고 해도 좋을 주중 한국 대사의 부임이 제대로 이뤄질 턱이 없다. 심지어 부임 관련 수속이 올스톱됐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다이빙(戴兵) 신임 주한 대사의 한국 부임은 시간이 다소 지체되기는 해도 곧 이뤄질 것이라는 사실이 아닌가 보인다.

현재 분위기로 볼 때 한중 간의 고위급 교류는 이제 당분간 불가능하게 됐다고 단언해도 좋다. 반면 중일은 내년 빠른 시일 내에 총리 회담까지 가질 가능성이 상당히 농후하다. 왕 위원 겸 부장이 이와야 외무상과의 외교장관 회담에서 "중국과 일본은 근린 동지이다. 중일 관계가 안정되면 아시아가 더욱 안정된다"면서 덕담을 건넨 것은 다 이유가 있지 않나 보인다. 동북아 외교전에서 한국이 왕따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지우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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