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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투히드 호세인 방글라데시 외교부 장관 대행은 지난 23일 기자들에게 "사법 절차를 위해 하시나 전 총리를 송환해달라는 우리 정부의 뜻을 인도에 전달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남아시아 이웃 국가인 방글라데시와 인도는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지난 8월 반정부시위로 축출된 하시나 전 총리가 인도로 망명하며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인도 외교부는 방글라데시로부터 하시나 전 총리의 송환 요구를 받았단 것을 확인했지만 "현재로선 해당 사안에 대해 밝힐 의견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인도는 하시나 전 총리가 안전상의 이유로 인도에 머물고 있다고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밝히지 않고 있다.
하시나 전 총리 축출 이후 방글라데시에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무함마드 유누스 박사를 수반으로 하는 과도정부가 들어섰다. 유누스 최고고문은 인도 정부가 하시나 전 총리를 돌려보내 방글라데시에서 재판받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시나 전 총리는 15년 집권 기간 동안 저지른 인권 침해·반대 세력 탄압·살인·집단 학살 등의 수많은 혐의에 직면해 있다. 방글라데시 법원은 지난 10월 하시나 전 총리와 측근 등 45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방글라데시 당국은 인터폴에 체포 공조를 요청한 상태다.
하시나 전 총리 측은 해당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하시나 전 총리의 아들인 사지브 와제드 조이는 방글라데시 과도정부의 송환 요청이 "선출되지 않은 정권이 우스꽝스러운 재판을 진행하도록 임명한 판사와 검사가 벌이는 정치적 마녀사냥"이라 강력히 비난하기도 했다.
하시나 전 총리는 방글라데시 '건국의 아버지'인 셰이크 마지부르 라만 초대 대통령의 장녀다. 1975년 군부 쿠데타로 라만 전 대통령이 암살되자 거의 유일하게 살아남은 하시나 전 총리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정계로 뛰어 들었으나 거듭된 부정선거 의혹과 반대세력·언론탄압과 부정부패 의혹 등으로 결국 민심을 크게 잃었다.
하시나 전 총리는 인도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하시나 전 총리가 거세진 반정부 시위를 피해 인도로 망명한 까닭이기도 하다. 이달 초 비크람 미스리 인도 외무부 차관이 방글라데시를 찾아 유누스 최고 고문과 회담 후 건설적인 관계를 이어가겠단 양국의 의지를 서로 확인했지만 인도가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양국 관계의 향방에도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