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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개선 압박에… 금융지주 사외이사 대폭 물갈이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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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정 기자 | 한상욱 기자

승인 : 2026. 02. 19. 17:56

4대 금융 사외이사 72% 내달 임기 종료
당국, IT·보안 전문가 최소 1인 의무화
인력 풀 제한 속 '인재 확보' 경쟁 전망


4대 금융지주가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외이사 교체 규모를 대폭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외이사 72%의 임기가 다음달 종료되는 가운데, 금융권 안팎에서는 상당폭의 인적 변동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배구조 개선에 칼을 빼 든 금융당국이 이사회의 전문성 강화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특히 IT·보안, 금융소비자보호 역량 보강이 과제로 떠오르면서 이들 부문에서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확충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 사외이사들로는 당국이 요구하는 역량을 충분히 충족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른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력 풀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적절한 사외이사의 영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내비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이르면 다음주 중 사외이사 연임 및 신규 선임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주주총회 소집 2주 전 안건이 통지돼야 하는 일정에 따른다. 사외이사 총 32명 가운데 23명이 임기 만료 대상인 만큼, 이번 정기 주총을 계기로 이사회 구성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는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기조와 맞물려 있다. 당국은 이사회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를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배구조 개선 TF를 통해 금융지주사 이사회에 IT·보안 및 금융소비자 분야의 대표성 있는 사외이사를 1인 이상 포함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각 금융지주들은 사외이사 후보군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해당 분야를 집중 검토하는 분위기다. 내부통제와 금융사고 이슈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현재 4대 금융그룹 이사회의 IT·보안 및 소비자보호 분야 전문성이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기 때문이다.

IT·보안 분야의 경우 내부적으로 관련 역량을 보유한 인물은 KB금융 1명, 신한금융 1명, 하나금융 1명, 우리금융 3명 등 총 6명으로 분류된다. 다만 실제 IT·보안 실무 경력을 갖춘 인물로는 하나금융의 윤심 사외이사 뿐인 것으로 평가된다. 윤 이사는 삼성SDS 연구소장과 클라우드사업부장 등을 지낸 IT 전문가다. 반면 KB금융의 최재홍, 신한금융의 양인집, 우리금융의 김영훈·이은주·박선영 등은 당국이 강조하는 보안사고 예방·대응 역량 측면의 전문성은 다소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소비자보호 분야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내부적으로는 KB금융 3명, 신한금융 2명, 하나금융 1명 등 총 6명이 관련 역량을 갖춘 것으로 분류되지만, 소비자경제학 전공과 정책 경험을 겸비한 인물은 KB금융의 여정성 사외이사가 유일하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여 이사는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와 한국소비자학회장, 국무총리실 소비자정책위원회 민간위원장 등을 지낸 소비자학 전문가다. 특히 우리금융의 경우 현재 소비자보호 전문성을 전면에 내세울 사외이사가 없는 상태다. 이에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관련 인력 보강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 9명의 이력도 IT·보안이나 금융소비자보다는 경영·재무 분야에서의 전문성이 두드러진다. KB금융의 차은영·김선엽, 신한금융의 양인집·전묘상, 하나금융의 서영숙, 우리금융의 이강행·이영섭·김춘수·김영훈 등 모두 금융, 재무·회계, 리스크관리, 경제, 글로벌 등에 강점을 두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당국 기조를 의식한 변화 가능성을 크게 사면서도, 한편으로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는 입장이다. 지배구조 개선 TF 논의가 3월까지 이어질 예정인 만큼,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외이사 구성에 대폭 변화를 주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당국이 이사회 구성의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한 이상, 연임 여부 판단 과정에서 전문성 요소를 고려하지 않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일각에서는 전문성과 다양성을 모두 갖춘 후보군 확보가 쉽지 않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IT·소비자보호 부문은 인력 풀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데다, 금융지주뿐 아니라 일반 기업에서도 인재 수요가 많아 인재 확보 경쟁이 불가피한 탓이다. 실제 지난 2024년 말 기준 4대 금융의 사외이사 후보군 풀 613명 중, IT와 소비자보호 부문 후보군은 각각 전체 후보군 대비 12%, 11% 수준에 그쳤다.

손재성 숭실대 교수는 "IT·보안과 소비자보호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 선임은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후보군 자체가 많지 않아 금융사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전문성을 보유하고 기여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외이사 후보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인 만큼 영입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수정 기자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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