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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도급에서 투자로, 해외건설의 새로운 경쟁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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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2. 19. 17:00

KIND 김복환_사장
김복환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 사장
글로벌 인프라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우리 해외건설의 주력 무대였던 중동·아시아 시장에서는 발주 환경 변화와 재정 여건의 영향으로 도급 사업이 점차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해외건설 산업 역시 기존의 수주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쟁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전환점에 서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중동 국가들은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공 재정의 부담을 줄이고 민간의 효율성을 활용하기 위해 투자개발형(PPP)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중동에 국한되지 않는다. 북미 시장 역시 노후 인프라 개선과 재정 제약을 배경으로 PPP 시장이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건설 수주의 무게중심이 단순 도급(EPC)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 개발·발굴과 금융이 결합된 PPP 사업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PPP 사업은 기획·개발부터 금융조달, 시공, 운영까지 전 과정을 포괄하는 고난도의 구조다. 단순 EPC 사업에 비해 사업 설계와 리스크 관리가 성패를 좌우하며 민간 기업이 단독으로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이 때문에 공공이 참여해 사업 구조를 안정화하고 민간의 참여 여건을 조성하는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는 우리 기업의 투자 위험을 완화하고, 사업성과 금융을 동시에 고려한 구조를 설계하며, 우리 기업이 글로벌 PPP 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왔다. KIND는 공공 디벨로퍼로서 민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영역을 보완하고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KIND의 성과 가운데 특히 주목할 점은 최근 한국의 최대 인프라 시장으로 발돋움한 미국에서의 성과다. 미국 텍사스 콘초 태양광 발전사업, 루이지애나 부유식 액화 천연가스(FLNG) 사업 등을 통해 대미 직접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으며, 정부 정책펀드를 활용한 간접투자도 병행하며 미국 시장에서의 투자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최상위(Top-tier) 디벨로퍼인 블랙록과 협력해 총 48억 달러 규모의 루이지애나 FLNG 사업을 추진해 우리 기업이 약 4조3000억원 규모의 EPC 수주를 달성하는 중요한 토대를 마련했다. 또한 한미 정책금융과 우리 기술력이 결합된 총 24억 달러 규모의 인디애나 암모니아 생산시설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도 정책펀드 투자를 단행했다.

미국에서의 투자 확대는 단순한 사업 참여를 넘어, 고난도 투자개발형 사업 경험을 축적하고 선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간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나아가 이는 한미 간 경제 협력 기반을 강화하고, 향후 통상·관세 협상 과정에서도 우리 정부의 협상력을 높이는 전략적 자산이 될 수 있다.

KIND는 블랙록, 스미토모, 프랑스전력공사(EDF) 등 글로벌 Top-tier 디벨로퍼들과 경쟁하고 협력하며 디벨로퍼로서의 역량과 경험을 지속적으로 쌓아왔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다음의 세 가지 방향을 중심으로 실행력을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첫째, 글로벌 디벨로퍼, 국내 금융기관 등과 전략적으로 협력해 수도(首都) 공항을 비롯한 대형 랜드마크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 철도·공항 등 인프라 공공기관의 건설·운영 노하우와 KIND의 금융을 결합해 우리 기업과 패키지로 수출을 지원하는 방식의 투자개발 모델을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현지 디벨로퍼와의 협력을 통해 인공지능(AI) 기술과 K-콘텐츠를 결합한 중·대형 도시개발을 추진하고, 기획부터 개발·운영까지 사업 全 과정을 아우르는 패키지형 도시개발도 확대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작년 50억 달러 규모였던 우리 기업 수주 지원 성과를 올해는 84억 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둘째, 우리 기업이 고부가가치 사업인 PPP 분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기업매칭펀드와 국부펀드와의 공동펀드 등 신규 펀드를 조성해 EPC 중심의 수주 구조에서 금융이 결합된 EP+F(Financing) 방식으로의 전환을 본격적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자금과 경험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전용 기업매칭펀드를 통해 자금 부담을 완화하고, '해외 동반진출 전용창구'를 중심으로 원스톱 지원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통합사업관리(PM)·건설사업관리(CM)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사업 참여를 확대해 중소·중견기업과의 상생 생태계를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

셋째, 대미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자 한다. 후속 FLNG와 에너지 사업 파이프라인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세계은행 인력 파견 등을 통해 다자개발은행(MDB)과의 협력을 강화해 사업 발굴과 개발 역량을 축적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본금 확충과 조직 확대도 병행해 추진하고자 한다.

KIND는 공공 분야 유일의 디벨로퍼로서 우리 기업을 선도해, 투자개발형 사업이 해외건설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역할을 수행하고, 우리 기업의 지속적인 글로벌 성장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해 나갈 예정이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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