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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년 전통 흔들”…WP, 직원 3분의 1 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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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6. 02. 05. 09:47

중동지국 없애고 '북월드' 등 폐지
수년간 구독자 감소·재정 압박 받아
소유쥬 베이조스 리더십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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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본사. WP는 4일(현지시간) 대규모 감원을 발표했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전체 직원의 3분의 1을 감원하고 스포츠면과 중동 특파원단, 도서 전문 섹션 '북월드'를 폐지했다. 150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닌 상징적 매체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브랜드 자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AP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매트 머리 편집국장은 4일(현지시간) 전 직원 온라인 회의에서 "고통스럽지만 회사를 더 강한 기반 위에 올려놓기 위한 결정"이라며 "우리는 모두를 위한 모든 것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후 직원들에게는 직무 유지 또는 종료를 알리는 이메일이 발송됐다.

이번 조치는 최근 수년간 이어진 구독자 감소와 재정 압박 속에서 나왔다. WP는 2024년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에 대한 지지 철회를 결정하고, 논설면을 더욱 보수적으로 전환하는 등 편집 방향에 변화를 줬다. 그 과정에서 독자 이탈이 가속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문은 비상장사로 정확한 재무 현황과 구독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약 200만 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소유주인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최근 몇 주간 내부 구성원들의 공개적 요청에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베이조스 체제 초대 편집국장이었던 마틴 배런은 이번 사태를 "거의 즉각적이고 자해적인 브랜드 파괴 사례"라고 비판했다. 그는 "분노한 독자 수십만 명이 떠났다"며 소유주의 판단을 문제 삼았다.

감원 대상에는 카이로 지국장 클레어 파커를 비롯한 중동 특파원 전원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취재해온 리지 존슨 등도 포함됐다. 스포츠면에는 존 파인스타인, 마이클 윌본, 셜리 포비치, 샐리 젠킨스, 토니 콘하이저 등 유명 필진이 활동해 왔다. 일요판의 상징이었던 '북월드' 역시 폐지 수순을 밟는다.

WP의 위기는 경쟁지 뉴욕타임스(NYT)와 대비된다. NYT는 게임, 제품 추천 서비스 등 부가 사업에 투자하며 성장세를 이어왔고, 지난 10년간 직원 수를 두 배로 늘렸다.

머리 편집국장은 앞으로 정치·국가안보 등 영향력과 차별성이 높은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언론계에서는 "워터게이트 특종으로 역사를 쓴 신문이 구조적 쇠퇴의 갈림길에 섰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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