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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과학·AI·에너지까지…지역 ‘생존 DNA’ 재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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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김남형 기자

승인 : 2026. 02. 04. 17:29

[행정통합, 제도 설계의 시간 中]
지역산업 육성 목표로 5개 법안 제시
산단 조성 등 인허가권 확보에 집중
"쟁점은 누가 결정 권한 갖느냐에 있어"
전남광주특별시 행정통합 함평 공청회 개최
2일 전남 함평군 엑스포공원 주제영상관에서 전남광주특별시 행정통합 함평군 도민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행정통합 특별법이 입법 단계에 들어서면서 통합 특별시에 부여할 산업 관련 권한의 윤곽이 법안에 드러나고 있다. 국회에 제출된 5개 법안은 지역 산업 육성을 핵심 목표로 제시하며, 이를 실행하기 위한 규제 완화, 인허가 권한, 세제·재정 특례 등 각기 다른 방식의 '산업 권한 패키지'를 담고 있다.

광주·전남 통합을 담은 민주당안은 에너지와 인공지능(AI) 산업을 중심으로 한 권한 특례를 요구했다. 법안에는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지구 지정과 관련한 권한과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발급·지원 근거가 포함됐다. 인공지능(AI) 집적단지와 국가산업단지 조성 과정에서 통합 특별시가 우선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에너지·AI 산업 전반에 걸친 인허가와 지원 체계를 지역 차원에서 설계하겠다는 취지다.

대구·경북을 대상으로 한 법안들은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활동 여건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국민의힘안은 통합 특별시장이 중앙 행정기관의 규제를 재검토·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를 제시했고, 신공항 배후 지역을 중심으로 물류 관련 규제 완화 방안도 포함했다. 민주당안은 재정 자율성 확대를 전제로 농업 혁신지구 지정과 스마트 농업 육성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국립의과대학 설치 등 의료 산업 기반 확충을 산업 특례의 한 축으로 설정했다.

대전·충남 통합을 둘러싼 두 법안은 산업 권한을 재정과 조세에서 찾고 있다. 민주당안은 과학기술과 국방 관련 산업 기능을 통합 특별시 차원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권한 분산을 명시했다. 국민의힘안은 양도소득세 100% 이양과 광역교통 분야 국비 지원 비율을 법률에 직접 규정해 통합 특별시가 세제와 재정 수단을 활용해 기업 유치 전략을 설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산업 특례 설계는 통합 특별시가 단순히 행정 조직을 합치는 수준을 넘어 지역 경제 정책의 실질적인 '결정 단위'로 기능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로 평가된다. 지금까지 산업 입지 지정이나 규제 완화, 세제 지원은 대부분 중앙정부 주도로 이뤄졌지만, 특별법안들은 이러한 결정 권한의 상당 부분을 광역 통합 단위로 옮기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

실제로 5개 법안에 담긴 조항들은 단순한 혜택 나열을 넘어, 국가산업단지 조성 요청권이나 개발제한구역 관련 권한, 환경영향평가 절차 간소화 등 핵심적인 인허가권 확보에 집중돼 있다. 각 권역이 요구하는 산업 특례는 단순한 경제 진흥책을 넘어 인구 소멸과 지역 위기 속에서 통합 특별시를 통해 지역의 생존 DNA를 재설계하려는 구상을 담고 있는 셈이다.

권선필 목원대 교수는 "행정통합 특별법에 담긴 산업 특례는 개별 사업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가 쥐고 있던 규제·인허가·재정 권한을 어디까지 지역에 넘길 것인지를 묻는 설계도"라며 "결국 쟁점은 어떤 산업을 키울 것인가보다 그 선택을 누가 결정할 권한을 갖느냐에 있다"고 말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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