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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세 진정”이라더니…설 앞두고 ASF 방역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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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연 기자

승인 : 2026. 02. 04. 17:49

정부, 방역시설 완비로 진정세 판단 이후 전국 확산
"야생멧돼지 서식밀도 기준 트랩 설치 했어야"
2019년 국내 야생멧돼지 발병 사례도
강릉 양돈농가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YONHAP NO-1928>
지난달 17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이 확인된 강원 강릉시 한 양돈농가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
설을 앞두고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며 축산현장과 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가 지난해 ASF 확산이 진정세에 접어들고 있다며 산양 등 생태보전을 이유로 광역울타리를 단계적 폐쇄하기로 대대적으로 밝힌 가운데 방역태세도 느슨해졌던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4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주로 경기와 강원권에서 발병이 확인됐던 ASF가 올해 들어 강원 1건, 경기 2건, 전남 1건, 전북 1건, 충남 1건, 경남 1건 등으로 감염 지역을 넓혀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앞서 감염 경로에 대한 역학관계가 명확히 추정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울타리를 개방하려면 야생멧돼지 개체수를 줄여야 한다는 양돈업계 지적이 있었다. 한돈협회 관계자는 "야생멧돼지 개체수 감소를 위해 효과가 가장 큰 포획트랩을 서식밀도에 따라 충분히 확충해서 멧돼지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는 ASF 확산세가 진정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양돈농가 8대 방역시설 설치가 99% 이뤄지는 등 농가 중심의 방역체계가 구축됐다며 포획트랩을 ASF 발생 빈도가 높은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겨울철 대책을 추진해 왔다. 기후부 관계자는 "현재 포획트랩을 서식밀도 단위로 관리하고 있지는 않다"며 "화천·춘천 접경지역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어서 약간 소강상태인 곳에 설치됐던 기존 120개의 포획트랩을 300개로 늘려서 재배치했다"고 말했다.

방치된 폐사체는 조류 등의 먹잇감이 돼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원인이 되는데, 폐사체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수의계 관계자는 "야생멧돼지로 인한 ASF 발병 사례가 없던 지역에서 나오고 있어 정부도 다른 원인을 파악하고 있지만, 발견되는 폐사체를 보면 겨울철인데도 뼈만 남은 것들이 있는데, 그 시간동안 뭘 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방역당국은 유전자 검사 결과 강릉·안성·영광에서 확인된 바이러스는 국내 야생멧돼지에서 주로 확인되는 유전형과 다른 IGR-Ⅰ형이라며 야생멧돼지를 통한 감염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지만, 수의계는 이 유전형이 국내 야생멧돼지에서 발병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한수의사회 관계자는 "최근에 흔하지는 않은 유형이긴 하지만 2019년 경기 파주에서 발병 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수의계에서는 ASF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관 주도 방역에 한계가 있는 만큼 민간과 협력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관 주도 방역으로 가축방역관의 업무가 과중된 만큼 민간 개업 수의사들과 협력할 방법들을 건의한 바 있다"며 "질병이 터지고 이동정지가 걸리면 현재는 민간수의사는 아무것도 못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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