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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학생 문해력 키운다…독서·인문학 교육 재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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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승인 : 2025. 12. 17. 14:39

학교 공간부터 수업까지 독서 중심으로 재편
온·오프라인 '글로벌 작가 광장' 운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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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서울시교육청(시교육청)이 AI·디지털 시대를 맞아 독서·토론·인문학 교육을 교육의 중심 축으로 재정립한다. 과도한 디지털 의존으로 인한 문해력 저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책 읽기를 기반으로 한 깊이 있는 학습과 인문학적 사고력 회복에 나선 것이다.

시교육청은 학생들의 문해력 향상과 미래 핵심역량 강화를 위해 '독서·토론·인문학 교육 2030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책 읽는 학교, 책 읽는 마을, 책 읽는 서울'을 비전으로 한 선포식을 오는 18일 서울 광성중학교에서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선포식에는 국회 교육위원장과 서울시교육청, 학교 현장 관계자들이 참석해 AI 시대 독서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공동 인식을 공유하고, 범사회적 협력 체계 구축 의지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를 통해 독서교육을 학교 차원을 넘어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독서·토론·인문학 교육 2030 추진 계획'은 디지털 환경 속 문해력 저하 현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강조하는 교과 핵심 개념을 삶의 맥락에서 활용하는 '깊이 있는 학습'을 실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계획은 책 읽는 학교 문화 조성, 수업 연계 독서교육 강화, 삶과 연계한 인문학 교육, 독서·인문학 네트워크 구축 등 4대 중점 과제로 구성됐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은 '서울 독서교육 핵심 개념 20'을 모든 교육 활동의 공통 기반으로 설정했다. 이 개념은 초·중·고 전 학교급을 관통하는 핵심 가치로, 교원 설문과 토론을 거쳐 타당성을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교과 수업과 연계한 '개념기반탐구독서(개념탐독)' 수업이 운영된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6학년 도덕 수업에서 '갈등·공존·조화'를 핵심 개념으로 설정할 경우, 학생들은 개념 간 관계를 탐구하고 개념적 질문을 만든 뒤 관련 도서를 읽고 분석한다. 이후 작품 속 갈등 구조를 사회 문제나 교실 내 상황에 적용하고, 혐오 문제 등 현실 쟁점으로 사고를 확장하는 전이 학습까지 이어간다.

초·중학교에서는 '독서 중점학교'를, 고등학교에서는 '인문학 실천학교'를 운영한다. 인문학 실천학교는 문학·문화·역사 등 인문학 요소가 학교 환경과 교육과정 전반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설계해, 학생들이 공감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한다.

독서 이력 관리와 진로 연계를 위한 디지털 기반도 도입된다. 독서 중점학교를 중심으로 학생 맞춤형 도서 추천과 함께 '(가칭)독서 디지털 배지'를 시범 운영한다. 이는 학생이 핵심 개념과 연계된 독서를 수행하고, 이를 현실 문제 해결로 확장한 과정을 디지털 기록으로 인증하는 제도다.

학교 공간 혁신도 병행된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신설이나 노후학교 재구조화 시 초기 설계 단계부터 독서 친화 공간을 확보하고, 독서를 일상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학교 도서관과 지역 공공도서관, 학부모와 시민이 함께하는 지역 연계 독서 생태계도 구축한다.

아울러 학교와 대학, 마을 독서 공동체를 연결하는 독서·문화 복합 공간을 조성하고, 온·오프라인 '글로벌 작가 광장'을 운영해 학생들이 세계 각국의 작가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책 읽는 마을'을 넘어 '책 읽는 도시, 서울'을 구현한다는 목표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계획을 통해 AI 시대 혼재된 정보 환경 속에서 학생들이 단순한 정보 수용을 넘어 사실을 검증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역량을 기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독서·토론 기반의 사실 확인 교육을 강화해 문해력과 디지털 리터러시를 동시에 높인다는 구상이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AI 시대일수록 인간의 사유와 성찰, 언어적 사고력이 교육의 중심이 돼야 한다"며 "디지털 기술과 인문학적 사고가 조화를 이루는 사람 중심의 미래형 독서·인문학 교육 혁신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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