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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 근로자 무려 2억 명, 中 경제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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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12. 17. 14:25

올해 中 경제 1조 무역 흑자 달성
하지만 유연 근로자는 시한폭탄
경제 아킬레스건 되면 미래 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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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유연 근로자가 무려 2억 명 이상이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한 매체의 만평. 이들은 사회보장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많아 경제의 시한폭탄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신징바오.
중국 경제가 베이징을 비롯한 대륙 전역에 존재하는 엄청난 규모의 유연 근로자들로 인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앞에 직면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2035년을 전후해 총량에서 미국을 제치고 G1 경제 대국이 되고자 하는 중국의 야심에 확실하게 브레이크를 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신징바오(新京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현재 중국 경제는 휴전 상태인 미국과의 관세 및 무역전쟁의 악재를 감안할 경우 그럭저럭 괜찮다고 할 수 있다. 통계가 이 사실을 분명히 증명해준다. 우선 올해 무역 흑자가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이 확실하다. 경제 성장률 역시 목표치인 5% 전후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올해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예상됐던 절망적 상황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엄청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내년 이후부터의 경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최근 슬그머니 대두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하지만 너무 낙관하기에는 이르다고 할 수 있다.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하의 물가 하락) 일상화를 비롯해 20%에 육박하는 16∼24세(각급 학교 재학생 제외) 청년들의 비정상적 실업률, 꼭 좋다고만 하기 어려운 위안화의 갑작스런 강세 등의 악재들도 여전히 현존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특히 '긱 노동자(단기 노동자)'를 비롯한 유연 근로자들의 존재는 시한폭탄이라고 해야 한다. 무려 2억 명 이상이나 되는 이들이 진짜 어려운 조건 하에서 전국 곳곳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외견적으로 볼 때 프리랜서, 음식 배달원, 택배 기사, 공유 차량 기사들인 이들의 상황은 크게 나쁘지 않다고 해도 좋다. 대도시에서 일할 경우 수입이 월 평균 6000 위안(元·126만 원) 정도는 되는 만큼 이렇게 단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의 상당수는 고용 상태가 안정적이지 못하다. 언제 일자리를 잃을지 모르는 잠재적 실업자 대군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사회보장의 대상이 아닌 케이스도 부지기수에 이른다. 실직과 동시에 최악의 상황에 내몰릴 수 있는 것이다. 지난 10∼11일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주재 하에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가 "유연 근무 및 새로운 고용 형태 인력의 사회보험 가입을 장려해야 한다"는 내용의 안건을 다룬 것은 이 현실을 잘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들이 처한 상황은 당분간 나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국에서 겨우 이제야 이들의 현실에 눈을 돌렸다면 분명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이들 대부분이 언제든 최소한의 의식주 까지 걱정해야 하는 극한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베이징 하이뎬(海淀)구 중관춘(中關村) 일대에서 택배 일을 하는 친펑쥔(秦峰俊) 씨가 "사회보장 없이 유연 노동으로 1만 위안을 버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실직을 하거나 아프게 되면 바로 손가락을 빨아야 한다"면서 자신이 하루살이인간이라고 토로하는 것은 이로 보면 괜한 게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유연 노동자들의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것은 중국 경제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못하다. 게다가 이들의 상당수가 사회보장에서 계속 배제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G1이 되기 위해 매진하는 중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시한폭탄이라는 말이 진짜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중국 경제 당국이 하루라도 빨리 더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는 이제 분명한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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