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기준 26편 상영됐던 올해보다 25% 정도 감소한 수준
더 큰 문제는 내후년…아예 한 자릿수 줄어들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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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7일 영화계에 따르면 2026년 극장 개봉이 예정된 순 제작비 30억원 이상 규모의 한국 상업 영화는 올해보다 6편 가까이 줄어든 20편 남짓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예상 수치는 CJ ENM·롯데엔터테인먼트·쇼박스·NEW·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등 5대 메이저 투자·배급사와 신생 업체인 바이포엠스튜디오가 공개한 내년 각사의 개봉 예정 편수를 근거로 집계됐으며, 독립 영화는 제외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5대 메이저 투자·배급사 중 롯데엔터테인먼트가 가장 많은 6편을 개봉할 계획이며, CJ ENM과 쇼박스가 4편으로 뒤를 잇는다. 또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와 NEW는 2편과 1편을 각각 선보일 예정이며, 17일 기준으로 올해 최다인 8편을 배급한 바이포엠스튜디오는 외화까지 포함해 모두 12편의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5대 메이저의 개봉 예정 편수만 합치면 전체 편수는 17편에 그친다. 물론 바이포엠스튜디오가 목표로 잡은 12편 중 절반 이상이 한국 영화이거나 5대 메이저의 개봉 편수가 예정보다 늘어날 경우, 20편을 넘어설 수도 있다. 그러나 변수가 있다. 극장 상영을 준비중인 작품들도 시장 상황에 따라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으로 넘어가거나, 개봉이 미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모 투자·배급사의 관계자는 "바이포엠스튜디오도 올해처럼 많이 개봉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큰 재미를 봤던 '창고 영화'가 소진된데다, 내년 개봉을 위해 올해 투자한 작품도 3~4편을 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내년 한국 영화의 개봉 편수는 올해에 비해 25% 정도 감소한 20편 안팎에 머물 공산이 커진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펜데믹이란 위기를 딛고 지난해 37편으로 늘어났던 한국 영화 개봉 편수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더 심각한 문제는 내후년에 찾아오리란 경고도 제기되고 있다. 2년 후면 한국 영화 개봉 편수가 아예 한 자릿수로 떨어질 것이란 예측이다. 일례로 5대 메이저 투자·배급사 가운데 A사는 올해 투자한 작품이 1편인데, 이마저도 내년 개봉을 계획하고 있어 내후년 개봉 예정작이 올해 말 기준으로는 단 한 편도 없는 상황이다. 또 1~2년 전부터 영화 사업 철수설에 시달리고 있는 B사는 투자작 편수를 묻는 질문에 경영 사정을 이유로 답을 하지 않아 사업의 지속 여부에 대한 궁금증을 낳기도 했다.
최아람 영화사람 대표는 "지금 한국 영화 산업은 제작·투자·배급·극장 등 모두가 엮여있는 총체적이면서 구조적인 위기에 처해있다. 어느 한 쪽의 노력만으론 해결할 수 없다"고 단언한 뒤 "OTT 보급과 높아진 관람료로 떠난 관객들이 다시 극장에 올 수 있도록 영화인들 모두가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 영화진흥위원회가 순제작비 20억~100억 원 규모 작품에 대상으로 최대 25억원 또는 제작비의 40%까지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았는데, 구체적으론 시나리오 개발 과정부터 정부의 '마중물' 식 지원이 아주 절실하다"며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