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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국 車에 드리운 ‘MAGA’ 그림자… 체질개선 기회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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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기자

승인 : 2025. 07. 30. 08:11

한국車 업계 어느 때보다 혼란
현대차그룹, 2분기 1.6조 손실
정부 역할 중요…최소 15% 맞춰야
자동차 산업 부흥 종합대책 필요
현대차 울산공장
현대차 수출 선적 모습./현대차
202112081173719
김정규 산업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그림자가 국내 자동차 업계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미국발 관세 리스크로 인해 국내 자동차 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운 시기를 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수치로 확인된다. 지난 4월부터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25%의 고율 관세를 적용받았고, 2분기 실적은 이 충격을 여실히 드러냈다. 현대차는 8282억원, 기아는 7860억원의 영업익이 줄었다.

더욱이 일본과 유럽연합은 최근 미국과 자동차 관세를 15% 수준에서 타결을 이끌어냈다. 현대차와 기아가 토요타나 폭스바겐의 경쟁 모델보다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현실적으로 한국 정부가 목표로 삼을 수 있는 '마지노선'도 바로 이 15%다.

업계에 따르면 관세가 25%로 계속 유지된다면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의 연간 합산 영업손실이 5조 원을 넘을 수 있다. 물론 15%로 조정된다면 약 3조5000억 원 규모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스코틀랜드와 워싱턴을 오가며 미국과 협상 중인 우리나라 정부가 최악을 피하는 데 모든 국력을 쏟아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위기는 단지 관세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 세액공제 축소 가능성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배터리와 완성차 산업 모두 대미 수출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만큼, 변화가 현실화될 경우 충격은 불가피하다.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다중 악재 속에서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 중이다. 조지아주에 위치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 확대, 부품 현지 조달 확대 등 쓸 수 있는 가능한 카드를 모두 꺼낸 현대차그룹이다. 하지만 기업 혼자만으로는 이러한 구조적 위협을 온전히 견디기는 힘들다.

일차적으로 정부는 상호관세 유예 시간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만큼, 국익 중심의 협상 결과를 끌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마지노선 15%는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차 경쟁력이 뿌리째 흔들릴 수밖에 없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이후다. 단기적 외교 협상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자동차 산업 구조 전환을 위한 중장기적 로드맵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부품업계를 중심으로 한 세액 공제 확대, 친환경차 전환을 뒷받침할 R&D 투자 지원, 국내 생산 인프라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정책 금융과 제도적 보호 등 다양한 지원책에 대한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 위기를 넘는 힘은 단기적 응급처방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 전체의 체질 개선에서 나온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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