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소재·설정의 '주토피아'와 얼핏 유사…그러나 웃음에 치중
1편보다 액션·웃음 모두 ↑…잠시나마 무더위 잊기에 비교적 충분
|
동물을 의인화해 인간 세계를 풍자하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으로 가장 유명한 작품은 '주토피아'다. 토끼 경찰관과 사기꾼 여우가 동물 나라에서 벌어진 연쇄 실종 사건을 해결한다는 줄거리를 코믹 누아르 장르로 담아냈다. 초식 동물과 육식 동물의 공존 혹은 대립을 통해 오늘날 인간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역차별을 경쾌하면서도 묵직하게 메시지로 다뤄, 2016년 국내 개봉 당시 471만명을 불러모으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
30일 공개되는 '배드 가이즈 2'도 동물이 각각의 원래 캐릭터에 맞춰 인간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설정의 애니메이션이다. '주토피아'의 제작사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와 더불어 애니메이션 업계의 양대 산맥으로 군림중인 드림웍스가 제작한 작품으로 2022년 개봉한 1편의 뒤를 잇는다.
1편은 42만명을 동원하는데 그쳐, 관객수만 놓고 보면 '주토피아'에 크게 못 미친다. 그럼에도 소재와 이야기의 틀 등 외견상 비슷한 구석이 많아 전체적인 만듦새와 톤 앤 매너 등 모든 면에서 '주토피아'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속편의 법칙이 그렇듯 액션은 커지고 폭소의 강도는 높아졌다. 1편이 귀여운 악당들의 갱생 과정에 초점을 맞춘 소동극에 가까웠다면, 2편은 본격적인 범죄극의 외형을 갖추면서 액션과 웃음을 강화했다. 특히 극중 늑대 '울프'와 뱀 '스네이크', 식인 물고기 '피라냐', 독거미 '타란툴라'가 '동물의 왕국' 속 기존의 무시무시한 이미지와 이에 반하는 허당기를 더한 언행으로 합작하는 슬랩스틱 코미디는 웃음으로 잠시나마 폭염을 날려보내기에 충분하다.
지나치게 휘발성이 강한 웃음은 자꾸만 '주토피아'가 떠올라 여전히 살짝 아쉽다. 그럼에도 탓할 건 아니다. 짜장면집에서 메뉴에도 없는 콩국수를 무턱대고 주문할 순 없는 노릇이다. 전체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