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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지속에 ‘정기예금 썰물’…두 달 새 5대銀 15조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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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우섭 기자

승인 : 2025. 05. 11. 18:00

지난달 5대銀 정기예금 2월比 1.7%↓…평균 금리 2.89%
정기예금 금리, 작년 말보다 0.29%p↓매력도 하락 이어
5월 금리 인하 땐, 6월 이후 잔액 추가 이탈 전망
10면 중톱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예금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자, 두 달 새 5대 은행의 정기예금이 15조원 이상 빠져나갔다. 지난 2월에는 '금리 인하 막차' 심리로 일시적인 자금 유입이 있었지만, 이후 정기예금 금리 하락폭이 가계대출과 세 배 가까이 차이나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예금 유입이 급감했다.

이달 말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당분간 예금 유입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막차 수요가 한 차례 반영됐고, 최근 미·중 관세 협상 소식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는 등 다른 투자처로 자금 이동 가능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평균 정기예금 잔액은 184조4944억원으로 2월말 대비 1.66% 줄어들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8조1329억원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고, 뒤이어 하나은행 3조5536억원, 국민은행 2조3498억원, 신한은행 7865억원, 농협은행이 7054억원 순으로 감소했다.

앞서 2월에는 한은이 연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고금리 정기예금의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려 5대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잔액이 3조1441억원 늘었다. 그러나 3월 들어 시장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유입세가 급격히 둔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3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평균 정기예금 금리는 2.89%로, 연말 대비 0.29%포인트 낮아졌다. 이 기간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민은행은 2.88%로 0.32%포인트, 농협은행은 2.84%로 0.34%포인트 떨어졌고, 신한·하나·우리은행은 0.24~0.27%포인트씩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가계대출 금리는 평균 0.1%포인트 내외의 미미한 하락에 그쳤다. 국민은행이 4.34%로 0.2%포인트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지만, 신한은행은 오히려 0.11%포인트 상승했다. 하나·우리·농협은행도 0.1% 안팎의 하락에 그쳤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를 나타내는 예대금리차는 더 벌어졌다. 특히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3월 기준 각각 1.51%포인트, 1.43%포인트로 2022년 공시 도입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예금금리는 낮아지고 대출금리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으면서, 정기예금에 자금을 넣을 유인은 크게 줄었다. 2월 막차 심리로 이미 한 차례 자금이 몰린 이후, 다시 예금에 묶어둘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최근에는 미·중 관세 협상 기대감에 증시가 강세를 보이며, 자금이 예금 대신 주식·채권·ETF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 일부 은행은 수신 유치를 위해 3%대 초반 특판 예금을 출시하고 있지만, 이전보다 금리 메리트가 낮아 실질적인 유입 효과는 크지 않다는 평가다. 이달 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하할 경우,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6월부터 한층 더 낮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기예금 잔액 이탈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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