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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은 장정민·하수민 영상의학과 교수팀이 유방절제술 환자 4189명의 유방촬영 영상을 바탕으로 전문의와 AI 소프트웨어의 암 진단 성능을 비교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래디올로지(Radiology, IF;12.1)' 최근호에 게재됐다.
유방암은 전 세계 여성암 중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한쪽 가슴에 유방암이 생기면 치료를 받아도 반대쪽에서 이차암(암생존자에게서 암치료 이후 새롭게 발생하는 암) 발생 위험이 높다. 때문에 유방촬영을 통한 정기 검진이 권고되지만 유방절제술 환자는 일반인보다 검사 민감도가 낮아 더욱 효과적인 검진 도구가 필요했었다.
연구팀은 판독 보조 AI 소프트웨어를 단독으로 이용해 유방촬영 영상을 후향적으로 판독했다. 유방촬영은 유방 전절제술 후 남은 반대쪽 가슴에 대해 실시됐으며, 암이 없는 무증상 기간에 진행됐다. 이 AI는 일반인 유방암 검진에 도입돼 진단 성능을 높이고 있지만 유방암 병력이 있는 환자 대상으로는 아직 효과가 분석되지 않았다.
분석 결과, 실제 암 발생률은 2.7%였다. AI 및 전문의의 암 검출률은 각각 1.74%, 1.46%로, AI를 단독으로 사용한 경우 유의미하게 높았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또 AI는 전문의 대비 민감도가 높고(65.8% vs 55.0%), 특이도는 낮았다(91.5% vs 98.1%). AI는 유방암 양성인 사람을 양성으로 진단한 비율이 전문의 대비 높았지만, 그만큼 유방암 음성인 사람을 양성이라고 판단한 경우도 많았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이와 함께 AI는 전문의가 놓친 50건 중 16건(32%)을 검출했다. 이 암들은 △1~2기 △침습성 △호르몬 수용체 양성 △림프절 무전이 등 초기 유방암의 특성을 보여 AI 소프트웨어가 유방암 조기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장정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AI 소프트웨어가 유방절제술 후 반대쪽 유방의 이차암을 효과적으로 발견할 수 있음을 보여준 세계 최초의 연구"라며 "그러나 AI와 전문의의 노력으로도 치밀유방 등의 이유로 유방촬영에 보이지 않는 암도 있어서 정밀 검진을 위해선 적절한 초음파 및 MRI의 활용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