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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공무원’이 잼버리 책임자… ‘허위보고’ 등 망신대회 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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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5. 04. 10. 14:46

감사원 "조직위 책임자에 여가부 퇴직 공무원 앉혀"
조직위는 여가부에, 여가부는 국무회의서 허위보고
김현숙 전 장관 "보고 뒤늦게 확인"…책임회피 여전
머드축제장 방문한 잼버리 대원
준비 부족으로 파행한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서 조기 퇴영한 대원들이 지난 2023년 8월 9일 오후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 머드축제장을 찾아 이색 축제를 즐기고 있다. /연합
아시아투데이 천현빈 기자·홍채완 인턴기자 = 준비 부족으로 파행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사태와 관련해 퇴직 공무원이 잼버리 최종 책임자인 사무총장에 임명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밝혀졌다. 또 잼버리 준비 책임자들의 허위보고와 준비 부족으로 잼버리 대회가 충분히 준비되지 못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잼버리 감사 과정에서 주무부처인 김현숙 전 장관은 관련 자료를 "뒤늦게 확인했다"며 책임을 회피한 것으로도 밝혀져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10일 '새만금 잼버리' 감사 결과에 대해 이 같이 밝히고 지난 사태의 주된 문제 원인으로 추진 주체의 허위보고와 전문성 부족을 지적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날 감사원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고 당시 잼버리 준비·운영기구인 조직위원회가 주무부처이자 감독기관인 여성가족부에 시설 설치 준비상황을 사실과 다르게 보고하는 등 허위 보고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또 최종 책임자인 사무총장엔 이미 퇴직한 고위 공무원이 임명되는 등 절차상 문제점도 거론됐다.

조직위는 지난 2023년 7월 8일 화장실·샤워장 배관 이음작업 공사업체로부터 "7월 22일에도 공사가 완료되기 어렵다"는 의견을 듣고도 같은 날 여가부에 숙영시설(화장실 등)이 20일에 설치 완료될 것이라고 허위 보고했다.

이후 조직위 사무총장과 본부장은 24일 여가부 현장점검 과정에서 화장실·샤워장 이음작업이 진행 중인데도 김현숙 전 여가부 장관에게 화장실 등의 제반 시설이 설치됐다고 또다시 허위 보고했다.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도 국무회의에서 사실과 다르게 보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여가부 A국장과 B실장은 24일 밤 여가부-조직위 업무 대화방(텔레그램)을 통해 조직위로부터 "숙영시설 설치 완료 시점이 26일로 연기된다"는 내용의 '일일상황 보고'를 받아 이를 김 전 장관에게 전달했지만 이들 중 누구도 기존에 작성된 국무회의 자료와 보도자료를 수정하지 않았다.

특히 김 전 장관은 25일 국무회의에서 "시설 설치가 완료됐다"고 보고해 정부 차원의 보완 대책 마련 기회를 놓쳤다.

이날 감사원은 조직위 사무총장에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여가부 퇴직 공무원이 선임된 것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사무총장 선임과 관련해 "스카우트 출신이 사무총장이 돼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으나 조직 자체를 여가부가 만들다 보니 여가부 공무원을 보내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퇴직 공무원이 아닌 현직 공무원이 가야된다는 논의도 있었으나 당시 행정안전부와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퇴직 공무원을 보내는 것으로 최종 결정이 났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김 전 장관에게 보고된 과정에서의 절차적 하자도 지적했다. 그는 "김 전 장관이 '(보고가 있었던) 24일에는 (보고를) 확인하지 못했고 25일 밤에 응급실에 입원했는데 그때 24일 자료와 25일 자료를 확인했다'고 진술했으나, 당시 텔레그램 대화방에 '여가부 장관이 많이 걱정하고 계십니다'라는 말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우리는 김 전 장관이 25일 국무회의 전날 이미 상황 보고를 확인했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타 실무진들과 달리 김 전 장관이 현재 형사적 책임을 지지 않게 된 이유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고의성이 있었느냐 하는 부분은 상당히 애매한 부분"이라며 "형사처벌과 관련된 수사 요청은 좀 더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천현빈 기자 (dynamic@asiatoday.co.kr)
홍채완 인턴기자 (chaewan21@naver.com)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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