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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쇼크에도 임원진 자사주 매입… ‘책임경영’ 빛난 하나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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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승인 : 2025. 04. 09. 17:48

함영주 회장 2기 맞아 기업가치 제고
올 상반기 4000억 규모 자사주 소각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는 주가 걸림돌
미국발(發) 상호관세 충격에 은행주가 급락한 가운데, 하나금융그룹 임원진들만이 홀로 자사주 매수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주가가 52주 최저가에 가까운 5만원 초반대로 내려앉자, 이승열 하나금융 부회장 등 주요 임원들이 자사주를 1억3000만원 어치 사들인 것이다.

이들 임원진의 자사주 매입은 '함영주 회장 2기 체제'를 맞아 책임경영을 강화하자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연임에 성공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의 벽을 넘겠다"고 공약했다. 함 회장이 작년 말 5000주를 매입하고 대대적인 주주환원책을 발표하며 책임경영 의지를 보인 만큼, 이에 발 맞춰 임원진들도 주가 부양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읽힌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승열 하나금융 부회장은 지난 4일 자사주 2200주(1억30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이 부회장이 보유한 주식은 총 7000주로 늘어났다.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지난 2일 미국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정책 발표 이후 8거래일 만에 13% 급락했다. 9일 종가는 5만2400원를 찍었는데, 이는 52주 최저가(5만1500원)에 근접한 수치다. 트럼프 충격에 4대 금융 주가가 모두 하락을 면치 못한 가운데, 임원진이 자사주 저가 매수에 나선 곳은 하나금융이 유일했다.

하나금융 임원진이 금융권에서 이례적으로 자사주 매수에 나선 배경은 함 회장을 필두로 임원 스스로 책임경영 의지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타행과 차별화됐다는 평가다. 함 회장은 작년 말 자사주 5000주를 사들였는데,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미래 성장에 확신이 있다는 의도로 읽었다. 하나금융은 올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가 부양 자신감도 반영됐다. 함 회장은 2기 체제를 맞아 최근 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발표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우선 주가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는 자사주 매입·소각 정책이 눈에 띈다. 하나금융은 올 상반기에만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하는데, 하반기에도 추가적으로 2000억원 규모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연(年) 현금 배당총액을 고정시켜 배당 예측가능성을 제고하는 등 배당정책도 확대해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는 게 목표다.

다만 경영진들의 자사주 매수 행보가 즉각적인 주가 상승효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정부발 상호관세 정책이 국내 증시에 타격을 주고 있는 데다, 조기 대선 정국에 돌입하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은행주 전망에 대해 "당분간은 기업 경기 악화에 따른 건전성 우려와 고환율, 지원책 동원 등의 대내외 요인이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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