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빅테크 7개 종목 시총, 1480조원 이상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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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히자 애플을 비롯한 미국 기술주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 지수는 전일 대비 1050.44포인트(5.97%) 급락한 1만 6550.61로 장을 마쳤다.
애플의 주가 폭락은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 시기 10% 하락 이후 5년 만이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MAC) 등 대부분의 상품을 해외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상호 관세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다.
특히 애플은 연 4000억 달러(약 575조원)에 달하는 매출 4분의 3을 기기 판매에 의존하는 만큼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자에게 관세 부담을 전가시킬 우려가 있다고 NYT는 전했다.
투자은행 TD코웬은 중국, 인도, 베트남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애플의 경우 관세 10%당 회사 이익 3.5% 이상이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월가는 애플이 관세 10%당 제품 가격을 6% 인상한다면 관세로 인한 이익 감소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 세계 아이폰의 90%를 생산하는 중국이 54% 관세를 적용받는 점을 고려하면 1000달러(약 144만원)의 아이폰 가격은 1300달러(약 187만원)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NYT는 전했다.
애플은 지난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했을 당시 5년간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관세 면제 혜택을 받았었다.
월가 분석가들은 이번에도 애플이 관세 면제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현재까지 관세 면제 혜택을 받는 기업에 관한 트럼프 행정부의 언급은 없는 상황이다.
아레테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리처드 크레이머는 "관세가 수요를 파괴하는 폭풍이 될 것"이라며 "이미 애플의 2026년 제조 계획이 나온 상황이기 때문에 2027년까지는 관세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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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800달러(약 115만원) 미만 중국산 수입품의 관세를 면제해 주는 '소액 면세 기준'을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대부분의 마켓플레이스 상위 판매자가 중국에 있는 아마존의 주가는 9% 가까이 떨어졌다.
인공지능(AI) 칩 제조 업체인 엔비디아 주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반도체 고율 관세 도입 예고에 7% 넘게 하락했다.
엔비디아의 경우 해외에서 제작한 AI 슈퍼컴퓨터에도 높은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약 300만 달러(약 43억원)로 추정되는 엔비디아의 AI 서버 시스템의 일부가 32%의 관세를 부과해야 하는 대만에서 제조되기 때문에 기계 비용이 약 100만 달러(약 14억원)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매그니피센트 7'로 불리는 애플, 아마존,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테슬라 주가가 일제히 하락하자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 아닌 "말살의 날(obliteration day)"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비판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미국 빅테크 7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1조 300억 달러(약 1480조원) 이상 증발했다.
크레이머 애널리스트는 "관세로 미국 경제 전반에 혼란이 발생했다"며 "소비자와 관련된 모든 분야가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번스타인 리서치의 스테이시 라스곤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자동차, 가전제품 등을 덜 구매하면 반도체 칩 제조업체들이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제품의 가격이 비싸지면 소비자들의 수요가 줄어들고, 기업들이 피할 수 있는 길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